이동통신 시장의 쏠림현상, 다시 말해 독과점체제를 두고 그 개선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체마다 제각각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상대 업체의 의견에 반발해 대립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혼탁한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대다수 소비자들은 나름대로 불만을 갖고 있다.
마침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최한 경제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은 큰 주목을 끌었다. 학계에서 제시한 시장쏠림 해소방법으로 SKT의 기업분할과 디지털 셀룰러 주파수 독점체제 해소, 시장 점유율 규제 재도입, 전파사용료 및 접속료 차등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제시된 의견 중 어느 한가지도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주파수 문제다. 선발 사업자인 SK텔레콤은 800㎒ 대역을, 후발사업자인 KTF·LG텔레콤은 1.8㎓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선발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셀룰러망은 주파수 전파경로와 손실율 및 회전률이 좋아 기지국 투자비를 절감하고 품질이 우수한 반면, PCS망은 더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 따라서 후발사업자는 더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한다.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전파사용료 차등화 방안이 검토되었다. 선발사업자와 후발사업자간의 시장지배력 차이를 완화하기 위하여 전파사용료를 차등화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SKT는 전파사용료 부담이 좀더 늘어나고 반대로 KTF, LG텔레콤은 줄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후발사업자인 KTF, LG텔레콤이 선발사업자가 사용하고 있는 800㎒ 대역을 공동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은 공쟁경쟁을 위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으며 검토해 볼 문제라고 생각된다. 해외 통신사업자들이 대부분 800㎒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 로밍에서 SK텔레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유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가 가입자선로 공동활용제(LLU)로 규제받는 것과 같이 이동전화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도 셀룰러 주파수 독점에 따른 우월적 지위를 더 이상 누려서는 안 된다. 이에 따라 800㎒ 주파수도 한 이동통신사가 단독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경쟁사에게 개방하는 셀룰러주파수 공동활용방안이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독과점체제는 공정경쟁을 방해해 시장경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 예가 많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성태·인천 연수구 동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