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방송 미들웨어 전문업체인 알티캐스트가 국내 처음으로 다음달 국내 케이블TV용 OCAP 미들웨어의 상용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알티캐스트(대표 지승림)의 강원철 전무는 8일 “OCAP 미들웨어 기술 개발을 마치고 현재 상용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히고 “다음달께 케이블TV 셋톱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용 미들웨어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알티캐스트는 국내에서 OCAP 미들웨어의 확산에 나섬은 물론 지난 2월 수출에 나선 MHP 미들웨어를 앞세워 전세계 미들웨어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OCAP’를 무기로 ‘한국·미국’ 시간차 공략=데이터방송용 미들웨어 시장은 향후 디지털방송의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특히 OCAP방식은 우리나라와 미국만 채택하고 있고 아직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아 아무도 상업용 미들웨어를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알티캐스트는 국내의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BSI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의 미들웨어사업자로 선정돼 한발 앞서 시장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내년부터 케이블방송쪽 OCAP시장이 본격 개화될 예정이어서 알티캐스트로서는 한국 시장을 디딤돌로 삼아 미국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MHP’, 한국 평정한데 이어 유럽 선점=국내에서는 위성방송만 MHP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알티캐스트는 스카이라이프의 미들웨어 공급자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은 사실상 ‘접수’한 상태다. MHP방식은 유럽국가들이 채택하고 있으며, 첫 시장으로는 정부에서 2월부터 보조금 정책을 취하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탈리아가 꼽힌다. 알티캐스트는 올해 이탈리아 데이터방송 셋톱박스 시장이 70만∼80만대에 이르고 이중 50만대에 자사의 미들웨어가 탑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연초 40만대 목표를 50만대로 늘려잡은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삼성전자·휴맥스, 이탈리아 현지업체인 액세스미디어 등 4개 업체가 자사의 셋톱에 알티캐스트의 미들웨어를 채택하고 있다. 이탈리아 시장 선점은 앞으로 개화할 여타 유럽시장에서 힘을 발휘해줄 것으로 보여 한국 벤처의 유럽 미들웨어 시장 석권에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망=변수는 대기업 견제와 가격 하락이다. 국내 삼성전자를 비롯해 필립스·마쓰시타 등 세계적인 셋톱업체들이 미들웨어를 자체 개발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들 대기업들은 구체적인 개발 현황을 외부에 알리지않고 있다. 알티캐스트의 강원철 전무는 “(대기업의 파워는 인정하지만) 삼성전자의 미들웨어를 경쟁사인 다른 셋톱업체들이 흔쾌히 쓰겠는가”며 “이들 제품은 결국 자사 셋톱용(인하우스)일 것이며 알티캐스트는 전문업체로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미들웨어 가격 하락이 일거에 닥칠 수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들웨어 가격이 향후 몇년간 일정정도 수준을 지켜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당장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가격 폭락이 와서 챙길게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티캐스트측은 이에 대해 “벤처로서 리스크는 짊어진다”며 “미들웨어도 지속적으로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가격 하락에 대한 대응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