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빠지지 않는 단어가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네트워크·정보에 접속할 수 있다’는 뜻인 ’유비쿼터스’다. 그래서 미래의 삶은 곧 ’유비쿼터스 라이프(Ubiquitous Life)’로 구체화된다. IPv6, BcN, FTTH, 텔레매틱스, RFID 등 어려운 기술용어로 구현되는 유비쿼터스 라이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이 광화문 정보통신부 청사에 문을 열었다. 봄을 맞은 주말, 자녀의 손을 잡고 ‘미래의 꿈’을 키우고 ‘미래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나들이 장소로 딱 좋은 ‘유비쿼터스드림(UbiquitousDream)’ 전시관을 소개한다.
#1 집안에서= 집에 들어가는 길, 슈퍼앞을 지나며 PDA로 냉장고를 검색한다. ‘XX우유, 500㎖, 2개, 제조년월일 2004년 3월 29일, 유효기간 3월 31일, 가격 1500원…’ 화면에 냉장고안 식료품들의 개수와 상태가 뜬다. 맥주 몇 캔을 사다가 냉장고에 넣으니 겉에 붙은 LCD화면에 ‘맥주 500cc 캔 3개’가 그대로 등록된다. 제품에 붙은 전파식별(RFID)칩에 기록된 정보가 표시되는 것. 쇼파에 앉아 TV를 틀고 신문을 선택하니 오늘 발간된 신문 지면이 나온다. 낮에 집에 들렀다가 인삿말만 남기고 간 옆 동네 친척의 영상도 TV로 확인한다. 홈 서버인 PC를 통해 다운로드 받아놓은 영화는 홈시어터로 관람한다. 집안의 모든 기기조정과 정보는 안에서는 웹패드로, 밖에서는 PDA로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다. 운동실에 가 30분 동안 런닝머신을 뛰니 화면에 ‘건강상태와 운동량, 건강관리방법’이 표시된다. 흘러내린 땀을 닦으며 세면대 앞 마이크에 ‘오늘 일정’이라고 외치니 거울에 비치도록 만들어진 화면에 오늘의 일정이 뜬다. ‘아뿔사 오늘이 친구들과 저녁모임 약속을 잡은 날이었구나!’
#2 집을 나서면= 약속장소는 불광동. 자동차 시동을 걸며 위성으로 신호를 받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통해 교통정보를 확인한다. 초행길이라 좌·우회전할 사거리를 꼼꼼히 체크했다. TV를 안 끄고 나온 것 같아 집의 서버에 연결해 거실을 확인하니 다행히 TV는 꺼져 있다. 잠깐 편의점에 들러 간식거리를 샀다. 바구니에 과자 3봉지, 음료수 5개를 담아 무인 요금계산대를 통과하니 자동으로 물건들이 기록된다. 결재는 현금이나 카드를 꺼낼 필요없이 휴대폰을 꺼내 한번에 OK. 이것도 과자봉지와 음료수 캔에 부착된 RFID칩 때문에 가능한 일. 약속장소인 카페 근처. 주차장소를 찾으려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다시 살핀다. 화면에는 주변 주차장의 위치와 빈 자리, 주차요금이 상세히 기록된다. 근처 제일 가깝고 저렴한 주차장을 선택해 요금결제까지 원스톱 해결. 친구들과 카페에 가니 주문한 커피를 로봇이 들고 온다. 역시 휴대폰을 꺼내 로봇 몸체에 달린 화면의 평면 바코드에 대니 결재가 됐다. 이런 지능형 로봇은 집에선 청소를, 가게에선 서빙을 담당하면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종합 단말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 다양한 현장을 경험= 학교에선 전자칠판으로 수업을 한다. 학생들도 노트북 형태의 전자책을 사용해 무거운 가방에서 해방된다. 선생님은 전자칠판에 교과서를 펴 놓고 설명하며 필기도 하고 지우기도 한다. 이같은 시스템으로 몸이 아파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집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시험문제도 전자책 화면에 곧바로 뜬다. 병원에선 입체화면을 띄워놓고 수술을 해 좀 더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 3D현미경을 이용해 보다 정확한 관찰이 가능하다. 물류현장에서는 RFID칩이 똘똘한 현장관리 역할을 도맡는다. 창고에 입·출고시 물건을 들어 옮기기만 하면 어떤 물건이 언제 어디로 이동하는지가 낱낱이 체크돼 관리가 한결 편해진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유비쿼터스드림전시관은?= 유비쿼터스드림전시관(U-드림관)은 서울 광화문 큰 길가 교보문고 옆 정보통신부 청사 1층에 마련됐다. 300평 규모에 △빌리지관 △기술전시관 △엔터테인먼트관을 구성, 가정·사무실·자동차·병원 등을 꾸며 놓고 미래 첨단 IT기술을 눈과 손으로 직접 보고 만질 수 있게 꾸며 놨다. 이러한 체험 외에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국산 핵심 부품 제조공정 전시관과 가상현실(VR)게임, 아케이드·온라인 게임도 체험할 수 있다. 22개 관절을 움직여 물구나무까지 서는 국내 개발 로봇도 만날 수 있다. 전시관은 KT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이통3사 등 6개사가 40억여원을 들여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우리기술, 유진로보틱스, 한울로보틱스, 한빛소프트, 엔씨소프트, 오투런 등의 중소기업이 제품을 출연했다. 4월부터는 전시상품 계약을 상담할 수 있는 자료도 준비된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전시관을 갖고 있으나 이처럼 유비퀴터스라는 주제로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한 데 모은 전시관은 전무하다”라면서 “국민에겐 유비퀴터스 세상을 미리 체험하게 하고 외국 정부와 업계 VIP에게도 첨단기술의 홍보장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용방법=전시관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6일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이나 설날·추석 등 명절 당일날 휴관하며 월요일이 국경일인 경우 화요일날 쉰다. 개관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매시 정각에 한 차례씩 단체관람이 시작된다. 관람료는 무료. 관람은 사전 예약없이 방문해도 가능하지만 사람이 많이 몰릴 경우 순서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전시관 홈페이지(http://www.ubiquitousdream.or.kr)에서 미리 예약한 뒤 정해진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하루 150∼200명의 관람객이 몰린다. 관람시간은 45분∼1시간 가량 소요되며 관람객이 많을 경우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약도와 전시관 구성도 등 간단한 정보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전화문의는 ‘02-734-6262’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