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나빠지고 있지만 IT수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려면 수출을 늘리는 일이 현실적인 수단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IT수출의 증가는 경제회생에 고무적인 현상이다. 잘 아는 것처럼 수출은 국가 경쟁력의 지표이자 우리 경제회생의 버팀목이다. 수출증가는 우리 IT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지금과 같은 IT제품 위주의 수출구조는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이런 현상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하면 우리의 수출증대에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 실적을 보면 수출구조 개선이 시급함은 잘 알 수 있다. 우리의 수출은 자동차나 반도체, LCD, 이동전화 단말기, 선박 등 5대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고 한다. 이를 제외하면 수출한 제품이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전체 기업의 영업 이익 중 57.5%를 상위 5대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게 대한상의의 분석이다. 그만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몇 개 품목에 편중돼 있다. 이를 수출하는 기업도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고 하겠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지난 3월 정보기술(IT) 수출은 63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46.2%가 증가해 월간 실적으론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가 22억1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고 이동전화 단말기(13억달러), 모니터(7억2000만달러), 디지털TV 등 방송기기 (2억9000만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수출액을 보면 미국이 44.7% 증가한 12억6000만달러,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41.7% 늘어난 34억2000만달러, 유럽연합(EU)이 53.2% 확대된 9억5000만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IT 제품 중에서 반도체와 이동전화 단말기, 디지털TV 등을 제외하고 나면 해외시장에서 내세울 게 별로 없다. 수출국도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에 치중해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다. 멀지 않아 일부 기술은 우리와 대등한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일부 품목에 의존하는 현재 수출구조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특정 제품군 수출 편중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안정적인 수출기반 마련은 힘들게 될 것이다. 수출품목과 수출시장 다양화는 안정적인 수출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본이다. 최근에는 원자재·기름값 등이 폭등해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가 국내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우선 지속적인 품질향상과 가격경쟁력 그리고 글로벌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수출품목을 늘리고 수출시장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경쟁국에 밀려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또 SW와 게임산업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출 비중을 늘리고 현지화 및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물론 정부도 수출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기업의 사기 진작에 나서고 수출지역에 대한 각종 정보를 입수해 기업들이 활용토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기업의 신기술 개발에 가속이 붙고 품질 고급화도 가능하며 수출구조의 편식현상도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