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IT)기술은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원동력(driving force)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시대의 전개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IT기술은 가정·기업·금융·방송 미디어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일대 변혁을 가져오고 있다.
IT기술 발전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공간과 거리와 시간을 초월한 무한 경쟁시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그 변화를 국가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삼는 전략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월드컵 때처럼 하나로 뭉쳐 열광한 저력이 있고 지난 50년 역사 중 전쟁을 겪고 아직 분단상황인데도 세계경제 10위권에 들어서고 있다. 특히 IT분야는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가 되어 있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한국과 한국인의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세계가 긍정적인 시각으로 주목하고 있다.
세계는 불확실한 무한 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IT분야 1등국으로 계속 유지하기란 힘들다. 세계는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중국이 IT산업에서도 몇 년 내에 우리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의 견인차도 IT기술이었다. 무역 적자와 재정적자로 어려웠던 미국이 IT라는 효자 산업에서 얻어낸 부가가치로 오늘의 경제대국을 이끌지 않았는가.
IT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핵심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업기반 조성에 힘써야 한다. 핵심기술 개발과 벤처산업 활성화 등은 현재 우리 경제에 중요한 성장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국가들이 IT산업을 국가 경쟁력 제고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선진 각국은 IT·BT·NT의 융복합화와 통신망 고속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OECD 국가의 IT분야 R&D투자 중 정부 비중이 평균 31%로 우리의 10.3%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글로벌 경쟁, 기술 경쟁, 소비자 맞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핵심역량 강화가 절실하다. 그것도 우선 순위를 가려 선택과 집중(select & concentrate)이 필요하다. 우리의 주요 IT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컴퓨터·LCD·휴대폰 단말기 등은 세계 1등상품으로 인정 받고 있다. 올해 IT분야 수출 목표는 작년보다 22% 늘어난 700억달러로 설정됐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신상품·신시장을 꾸준히 창출해 나가야 한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우수한 기술인력과 국제화된 영업인력의 육성이 절실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IT기술에서 국제표준화의 주도적 위치를 가져야 한다. 우리도 기술을 판매하여 기술료를 받고 로열티를 받는 국가가 되어야겠다. 산학연이 긴밀히 연결해 가치사슬 파트너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기업 수명도 산업사회의 30년과 달리 디지털 환경하에서는 7년밖에 안된다. 그만큼 환경변화가 극심하다는 뜻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시장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기술의 혁신을 통해 원가 절감을 추구하는 원가우위전략(cost leadership)과 제품 품질이나 신뢰도 면에서 경쟁국가가 쉽게 대항할 수 없는 차별화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물론 특허로 보호되는 제품혁신이 최우선이라 하겠다.
재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보다 남보다 한발 앞서 개발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기업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변신전략을 체질화함으로써 이익과 수익 창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모든 것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고, 그리고 세계화에 걸맞은 전략적 사고를 갖고 국민 모두가 한번 더 허리띠를 졸라매었을 때 국민소득 2만달러 대의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권혁조 (광운대학교 전자정보대학 교수) hjkwon@kw.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