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바닥난 소니 `돈벼락`

소니가 지난 해 말 선보인 500만 화소 CCD탑재 디지털 카메라 ‘사이버 샷 DSC-T1’은 대화면·박형·고화질이라는 평판을 얻으면서 일본시장에서 무려 10주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해외시장에서도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전체 디지털 카메라 판매 대수를 올해 1500만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워크맨’, ‘트리니트론 TV’ 등으로 대표되던 ‘소니 신화’ 재현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디지털 카메라는 가전 부문의 부진, 반도체 부문 투자 등으로 돈 줄이 바닥난 소니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지털 카메라 시장 점유율은 소니가 18%로 1위를 차지했다.그 뒤를 캐논(16%)과 올림푸스(13%)가 차지했다.소니가 카메라 전문업체인 이들을 추월했다는 것은 소니가 디지털 카메라에 얼마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소니 디지털 카메라의 판매 추이를 보면 2001년 340만대에서 지난해 100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이보다 5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과 대화면이 주축이다=소니는 ‘초박형·대화면’과 ‘하이앤드’를 사업의 양대 중심 축으로 삼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그 중심에 사이버 샷 최상위 기종인 ‘DSC-F828’과 박형·대화면의 ‘DSC-T1’이 위치해 있다.

이 두 기종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소니는 ‘속도, 스태미너,품질’이라는 컨셉으로 F828과 T1에 새로 개발한 ‘리얼이미징프로세서’를 장착했다.이 프로세서를 장착함으로서 기동시간, 셔터 락,리리스 등에서 고속을 실현했으며 과화질·고정밀의 촬영을 가능토록 했다.

배터리나 CCD, 렌즈, 기판 등 모든 것을 전용으로 개발한 T1은 ‘소니 혼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소니 마케팅 관계자는 “소비자로부터 2.5인치 대화면 액정과 렌즈가 안나오는 광학 3배 줌이 호평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T1은 출시 후 10주 동안 총 8만대가 팔리며 세몰이를 하고 있는데 이달 19일 블랙 모델이 새로 출시될 예정이다.

◇비결은 역시 ‘기술력’=800만 화소 광학 7배 줌을 장착한 최상위 기종 F828은 RGB에 E(에메랄드)를 추가했고 새로 개발한 컬러 필터 CCD인 ‘4컬러 슈퍼 HAD CCD’, 칼 자이스렌즈, 리얼이미징프로세서 등을 겸비해 인간의 눈에 가장 가까운 색을 재현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수출이 주력이다=소니는 디지털 카메라 보급 확대에 따라 날로 다양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스틱 스타일의 ‘PT시리즈’, 회전 렌즈가 탑재된 ‘F시리즈’, 초소형의 ‘U시리즈’, 구미에서 인기가 높은 ‘V1’ 등 다양한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내 생산거점 3곳과 중국 상해 생산거점에 이어 중국 무석에도 새로운 생산거점을 다음 달부터 가동한다. 상해 공장은 중국 내수용을 생산하고 무석 공장은 수출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각 공장의 생산력은50만대와 200만대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