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들 WAPI 의무화 대응 관련제품 속속 출시

인증까지 획득…규격채택 확산될듯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무선랜암호화표준(WAPI)이 오는 6월부터 의무화되는 가운데 중국 IT기업들이 자국표준을 지원하는 무선랜 제품을 속속 선보이기 시작했다고 인민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정부가 무선랜 표준정책의 철회 또는 연기하기를 기대했던 다국적 기업과 미국정부에 상당한 압력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정부의 의뢰로 WAPI프로토콜을 개발 중인 차이나이운콤사는 WAPI규격을 지원하는 최초의 네트워크 카드제품 3종과 전용 AP기기를 지난 8일 공개했다.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기업이 WAPI기반의 통신장비를 실제로 개발함에 따라 중국독자 무선랜규격의 확산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2위의 컴퓨터제조업체 파운더테크놀로지도 같은 날 WAPI기반 무선랜카드를 내장한 노트북PC기종을 처음으로 발표했다.이 회사는 자사의 센트리노 노트북PC인 A760모델을 SW업그레이드를 통해 WAPI프로토콜을 지원하는 ‘WAPI노트북’으로 개발했으며 중국품질표준센터의 인증까지 획득해 일반 판매를 앞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국 유수의 컴퓨터업체인 레노바그룹도 자사 WAPI 노트북 제품을 개발하고 중국당국의 품질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비해 인텔을 비롯한 외국계 IT업체들은 중국의 무선랜 표준정책이 오로지 중국기업에만 유리한 무역장벽이며 오는 6월로 다가온 WAPI 도입시한도 도저히 맞출 수 없다며 중국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당국은 기존 무선랜 표준인 802.11a가 심각한 보안상 결함이 있으며 중국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차이나이운콤의 한 고위 연구원은 “기존 무선랜장비도 간단한 SW업그레이드를 통해 WAPI를 지원할수 있기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우려하는 무선랜 핵심기술의 유출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도로시 라이 애널리스트는 “중국기업이 WAPI규격을 지원하는 전자제품을 개발했다는 사실은 거대한 중국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다국적기업들에게 상당한 압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인텔의 경우 중국정부의 무선랜 정책강행시 중국내 센트리노 판매가 타격을 입겠지만 일반 펜티엄 프로세서의 판매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전체 매출이 급감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당국의 막후협상에도 불구하고 WAPI 도입시한인 오는 6월이 지난 이후에나 양측이 만족할 타협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