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리모콘 등에서 문자 입력 방식이 중요해짐에 따라 이 시장을 노린 문자입력방식의 특허 출원이 붐을 이루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자입력방식으로 국내 출원돼 있는 특허수가 270여 개를 넘어서 300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휴대폰에서 문자 입력이 중요해지고 있고 이외에도 지상파방송·위성방송·케이블방송 등 방송이 데이터방송으로 진화하면서 리모콘에서의 문자 입력 방식도 새 시장으로 형성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허 출원 “붐”=문자입력방식은 아이디어만으로도 특허 출원이 가능해 개인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상하좌우의 네비게이션 버튼으로 입력하는 ‘클러드(출원자 : 지현진)’, 획의 형태를 기준으로 배열하는 ‘가림토(홍성용)’, ‘슬리터(박종태)’, 필기체 형태로 입력하는 ‘쉬운글(송우찬)’ 등이 새로운 형태의 입력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특허는 기존 방식에서 음소의 위치를 바꾸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에 상용화에 성공한 특허는 언어과학의 ‘나랏글’, 한돌의 ‘한돌코드’ 등 10개에 그치고 있다. <표 참조>
◇“새 시장을 노린다”=휴대폰의 문자입력방식 시장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사실상 채택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을 포함한 방송이 데이터방송으로 진화함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KT 등 망사업자들이 홈네트워킹 사업을 펼치며 역시 데이터방송을 할 여지가 있어 이들 셋톱용 리모콘의 문자입력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또 PC에서도 리모콘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새 방식들이 도전할 시장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벽을 넘을 수 있나=새로운 특허 출원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진입이라는 벽 앞에서는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 휴대폰 업체들의 경우 이미 결정된 문자입력방식을 바꿀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 제안되는 입력방식이 획기적인 득이 없는 한 업체들의 변경은 있기 어렵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을 노려보지만, 여기에도 휴대폰의 기존 입력방식이 손을 뻗치고 있다. 일례로, 지상파방식 데이터방송(ACAP) 미들웨어를 개발한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자사의 ‘천지인’을 입력방식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기존 입력방식에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타이드의 송우찬 사장은 “단순하게 기존 방식보다 입력 횟수가 작다는 식의 접근은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다”며“외국에서 영어 입력 방식을 상용화시킨 이후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도전하는 등 다각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데이터방송 진화로 시장 개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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