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 업체들이 지난 3월말로 2003년 회계년도를 마감하고 이달부터 2004년 회계연도를 본격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강도높게 추진해온 구조조정 노력 덕분에 이들 전자업체들은 2004년 회계연도에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상황과 제품 가격의 하락으로 적지않은 어려움도 예상된다. 올해 일본 전자업체들의 사업 전망과 전략을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가전=가전업계 올해 최대 호재는 아테네 올림픽이다. 올림픽 특수에 힘입어 업체들은 3년 연속 경상이익 증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우선 마쓰시타전기산업은 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6월께 DVD리코더 신제품을 전략상품으로 내놓는다. 현재 이 제품의 점유율은 약 40%인데 신제품 투입으로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특히 주목되는 신상품은 DVD와 VCR, 하드디스크를 일체화 시킨 제품이다.
소니는 게임 기능을 갖춘 DVD리코더와 DVD 방식의 디지털카메라 등을 통해 매출 극대화에 나선다.그러나 대규모의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5대 가전업체 중에선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해 전년보다 50% 적은 1000억엔에 그칠 전망이다.
샤프·산요전기·파이어니어 등 업체들도 경상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 전략을 보면 작년에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낸 샤프는 주력인 액정TV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인데 특히 7월에 45인치 액정TV를 출시한다. 산요도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확충, 연간 생산량을 1140만대에서 2000만대로 높이며 파이어니어는 플라즈마 패널 사업 등에 집중해 영업이익률을 7%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업용 전자(종합 전자)=히타치제작소, 도시바, NEC, 미쓰비시전기, 후지쯔 등 종합 전기전자업체 5개사도 3년 연속 매출 및 이익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5사 합계 영업이익은 9000억엔을 상회,전년대비 약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이후 채산성 없는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는데다 디지털 경기의 회복으로 전자부품과 설비투자 관련 수요 증가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히타치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표적인 사업은 HDD분야다. 2500억엔을 들여 IBM으로부터 매수한 자회사가 지난해 150억엔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수백억엔대의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전체 영업이익도 4년만에 2000억엔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미쓰비시는 반도체와 휴대폰을 축소하고 산업메카트로닉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덕분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43% 증가했으며 올해도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도시바와 NEC는 디지털가전의 수요 확대의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도시바는 플래시메모리에서, NEC는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LSI에서 호조가 기대된다.
한편 종합 전자업체 5사는 올 한해 영업이익의 증대에도 불구 외국 기업과 비교할 때 수익력이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데 반해 일본 5사는 한 자리수에 머물고 있다.대규모 사업 구조조정을 몇 년에 걸쳐 추진했지만 여전히 채산성이 없는 사업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게 취약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구조조정 효과 이어 내수 회복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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