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제작자협회, 음원권리자들의 대표기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음원신탁과 집행부에 반대하는 대형 음반사들의 불참으로 대표성에 위협을 받아온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치른 조기선거에서 서희덕(53·사진) 현 회장을 다시 선택했다.
이번 선거는 음제협이 그동안 협회 활동에 불만을 표출했던 진영을 끌어들이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치뤄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기존 임원진의 총사퇴도 결의됐다는 점에서 서 회장의 재선에는 다양한 의미가 부여된다.
외관상의 평가는 일단 ‘건전한 비판세력의 등장’이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서 회장은 176개 참가사 중 94표의 찬성표를 얻었다. 경선 출마자인 김경남 레볼루션 넘버나인 대표가 82표를 획득한데서 알 수 있듯 박빙의 승부였다.
김경남 대표는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하고 견제세력으로 남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 역시 “정치와 마찬가지로 협회에도 여야가 필요하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협회를 이끌어나가는데 서로 협조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집행부의 독단’을 지적받기도 했던 음제협이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서 회장의 재선으로 일부 대형 음반사들과의 관계 정립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의 음원 신탁 정책에 앞장서온 서 회장에 대한 대형 음반사들의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회장은 “그동안 음원을 신탁하지 않은 음반사에는 음제협이 보유한 음원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 등 감정적인 대립이 많았다”며 “우선은 서로간의 대립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회장은 이어 “음악 정산시스템의 본격 가동으로 징수와 분배의 투명성을 확보해 음악산업에도 투자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면 음반사들도 신탁에 관심을 갖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