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인터넷 실명제 현실성 떨어져

최근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신설된 인터넷 언론사의 실명제 실시가 사실상 유보됐다. 인터넷 실명제는 정치, 사회, 경제 등의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언론사나 포털 사이트 등의 게시판에 댓글을 남길 때 행정자치위원회나 신용정보기관의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해 실명확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1일부터 한달간의 유예기간이 끝나 실명제를 어기는 사람은 법적 구속을 받아야 하지만 선관위가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총선에서는 이행되지 않게 됐다. 중앙선관위는 행정자치부가 실명확인을 지원할 체제도 갖춰지지 않은데다 인터넷 언론사의 범위가 무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는 실명제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실명제가 논의될 때부터 나온 지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대의적인 명목 뿐만 아니라 현실성에서도 떨어지는 만큼 논의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관련 업계나 시민단체의 해석을 정치인들이 책상위에서 억지로 만들어 낸 결과물인 셈이다. 이제부터라도 현실을 감안해 관련 법을 개정하거나 철회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서성모 경기도 부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