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파운드리업체인 TSMC가 중국본토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8억9800만 달러규모의 대중 반도체 설비투자계획안을 대만정부에 제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대만당국의 최종 허가가 떨어질 경우 TSMC는 대만 반도체업계 최초로 중국 본토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되며 여타 대만 반도체업체들의 대륙진출에도 봇물이 터질 전망이다.
TSMC 대변인은 “대만공장에 최신 300mm 웨이퍼 생산라인이 구축됨에 따라 노후설비가 된 200mm 장비를 중국본토에 가져갈 계획”이며 “늦어도 올해 말부터 중국 본토에서 반도체 생산이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만정부는 첨단기술의 유출을 우려해 대만 반도체기업의 중국 투자를 엄격히 규제했으나 지난 2001년 300mm 첨단 팹공장 건설에 따른 노후설비 운영문제가 부각되자 조건부로 중국진출을 허용한 바 있다. TSMC는 이듬해인 2002년 2월 중국법인 TSMC상하이를 내세워 대만 반도체 업계 최초로 투자허가를 1차로 받았고 현재 설비이전과 8억달러의 자본투자가 포함되는 두번째 승인단계를 밟는 중이다.
당초 TSMC는 순조롭게 허가받을 경우 반도체시장의 상승세에 맞춰 중국내 칩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2차 최종승인이 계획보다 지연됨에 따라 200mm 생산라인 이전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미 대만 1, 2위의 파운드리업체인 TSMC와 UMC는 기록적인 반도체 수요증가에 힘입어 올초부터 설비가동률이 100%를 초과한 상태다. 이에 따라 프로모스도 당초 계획보다 늦은 오는 5∼6월경 200mm 생산설비의 중국 이전 계획서를 대만정부에 제출하는 등 중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다른 대만 반도체업체들도 TSMC의 대중진출 최종 승인여부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대만 총통선거로 인한 정치적 불안이 고조될 당시 양안관계의 경색으로 대만 반도체업계의 중국진출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TSMC가 당초 계획했던 9억달러 규모의 대중 반도체 설비투자계획을 연내 성사시킬 경우 중국과 대만사이의 반도체산업 협력은 한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