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인터넷업계를 강타한 최대 뉴스는 단연 NHN의 ‘대중국 1억 달러 투자’건이다. 중국 최대 게임포털 아워게임의 서비스회사 아워게임에셋의 지분 50%를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NHN의 투자는 여러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때 구멍가게에 불과했던 벤처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사실부터가 화제다. 한국 기업에 중국 시장이 의미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를 곱씹게도 만든다.
현재 NHN이 보유한 현금은 750억원 정도. 1억 달러(한화 1200억원)를 마련하려면 이 현금에다 주식 등 자산도 일정부분 처분(주당가치 희석)해야하니 중국에 올인했다는 평가도 틀리지 않다. 김범수 사장은 “중국 진출은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없애는 가장 좋은 열쇠가 될 것”이라고 투자 의미를 요약했다.
NHN은 지난해 매출 1650억원, 순익 555억원를 기록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포털이다. 국내 인터넷기업이 야후, 라이코스 등 인터넷의 본산인 미국 기업들을 따돌린 지도 한참됐다. 세계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인정받는다. 그러나 몇 년간 승승장구해온 국내기업들을 여전히 짓누르는 것은 한국이 인구 4500만명에 불과한 ‘좁은’ 시장이라는 점이다. 물리적으로는 개선이 힘든 ‘코리안 디스카운트’ 요소이다.
이 때문에 “한·중·일을 아우르는 아시아 최대 게임퍼블리싱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김 사장의 비전은 흡사 참여정부가 내세우는 동북아 시대 중심국가의 비전과도 오버랩된다.
그러나 곳곳이 가시밭길이다. 증권가 분석부터 엇갈리고 있는 것도 중국 특유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합작법인 설립에 필요한 1억 달러 외에 사업 확장에 추가로 돈이 묶이면서 거대한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올인 전략일수록 판세는 흥미로운 법이다. NHN은 벤처기업 특유의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일단 중국 투자까지는 마무리지었다. NHN의 전략이 ‘정면돌파’가 될 지, ‘성급한 욕심’으로 판명날지는 이제부터 두고 볼 일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