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선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종합유선방송(SO) 사업자와의 제휴·투자를 비중있게 검토하고 있다.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의 최대주주로 현행 방송법상 독자적인 방식이나 계열사를 통한 SO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중장기 관점에서 주요 SO나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와의 제휴로 우회적인 SO 시장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관련기사 본지 6일자 1,5면 참조>
◇유선사업의 밑그림=SK텔레콤이 구상중인 SO 확장구도는 당장은 전략적 DMC(SO)와의 제휴,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MSO 인수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초 중장기 과제로 유보하긴 했지만 SK텔레콤은 한때 DMC 설립과 SO 인수를 적극 검토했을 정도로 케이블(HFC)망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았다. 불투명한 시장상황에서 결국 SO 진입을 유보했던 SK텔레콤은 올해 새 경영체제 출범과 더불어 신규 성장사업 발굴을 최대 역점과제로 선정, 최근 들어 유선사업 진출의 대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SK텔레콤은 드림시티(서울 은평, 경기부천 SO)의 대주주인 유진기업, LG그룹이 대주주인 BSI와 사업제휴·지분투자를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인수대상 MSO로는 태광산업·CJ·조선무역 계열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SO와 더불어 하나로통신·LG유선사업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가 성사되면서 SK텔레콤으로 인수구도가 기정사실화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관망세속에서 양쪽을 줄다리기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LG그룹 통신계열사에 대한 인수합병(M&A)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유선사업 진출의 대안 가운데 SO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기존 유선사업자나 SO 인수나 모두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간을 두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배경과 전망=SK텔레콤은 지금까지 유선사업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하나로통신·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 등 후발 유선사업자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가능성만을 타진해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새 경영체제 출범후 SK텔레콤은 미래 성장엔진 발굴을 최대 역점과제로 선정하면서, 유선사업 진출은 더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특히 그 대안으로 SO쪽에 관심이 부각된 것은 비교적 덩치가 큰 하나로통신·LG유선사업을 저울질하기에는 시장여파나 정책향배 등에 대한 부담이 큰 데다, 미래 유무선통합·통신방송융합 시장을 노린다면 케이블(HFC)망이 더욱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예전 SK그룹 가신 3인방 가운데 한사람인 전 신세기통신 김대기 사장이 최근 드림시티의 대주주인 유진기업 부회장으로 영입된 것도 이런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최근 초고속인터넷 사업확대를 위해 전국 118개 SO에 대한 각개격파에 나서고 있는 하나로통신과 제휴를 가시화하는 과정에서 SO 사업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분간 하나로통신, LG그룹 유선사업(데이콤·파워콤), SO 등 세가지 진영을 상대로 인수를 위한 사전포석 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