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대표 정연주)는 정보통신부가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를 위해 확보한 2개의 VHF 채널(6개 멀티플렉스) 중 2.5개까지 멀티플렉스 사업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KBS는 또 유료방송인 위성DMB의 경우 시청료를 징수하는 공영방송사의 정체성과 맞지 않아 위성DMB 준비사업자인 티유미디어에 출자하지 않을 방침이다.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인 DMB에 대한 MBC·SBS 등의 지상파방송사와 SK텔레콤·KT 등의 거대 통신사업자의 행보가 빨라진 가운데 국내 최대 방송사인 KBS의 이같은 DMB 추진계획은 방송·통신 업계에 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국가기간방송사로 재난방송 의무가 있는 KBS의 DMB 추진계획은 방송위원회와 정통부의 향후 DMB 정책 추진방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BS는 최근 지상파DMB와 관련해 정부 정책을 고려해 두가지 추진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정부가 2개의 채널을 모두 신규 서비스용으로 할당할 경우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6개의 멀티플렉스 중 2.5개의 멀티플렉스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개의 멀티플렉스는 순수 신규 서비스용으로 1개의 비디오 채널과 3개의 오디오 채널, 2개의 데이터 채널로 구성했다. 이중 비디오 채널은 서비스 첫해에 신규 제작비율을 25%, 나머지를 기존 KBS 프로그램의 시차 편성과 정시뉴스로 아침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편성할 예정이다. 또 3개의 오디오 채널은 KBS의 풍부한 인력을 통해 100% 신규 제작할 방침이다. 데이터 채널은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와 교통·뉴스·날씨·위치기반 등 데이터 전용 채널로 구성할 계획이다. 나머지 1.5개 멀티플렉스는 KBS 1·2TV와 EBS의 재송신용으로 이용하고 기존 라디오방송은 정부가 추가로 채널 확보시 고려한다는 생각이다.
반면 정부가 2개의 채널중 1개를 지상파 디지털TV(DTV)의 이동수신용으로, 나머지 1개를 신규 서비스용으로 배분할 경우 KBS는 신규 서비스를 위한 사업권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KBS는 또 위성DMB에 대해 사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분 투자 계획을 전혀 갖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KBS 1·2TV는 모든 시청자가 이미 시청료을 내고 보는 방송이어서 위성DMB 가입여부와 상관없이 단말기만 있으면 무료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티유미디어에 전달했다.
KBS DMB추진단 한 관계자는 “신규 매체인 DMB에 대한 KBS의 공식적인 정책방향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한다는 게 최우선”이라며,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