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마로’ ‘뿌까’ 등 중국에 수출된 국산 캐릭터들이 불법복제에 시달리고 있다. 불법복제 상품들의 유통 경로도 재래상점이나 길거리 좌판을 떠나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야후차이나 검색창에서 ‘流氓兎’(마시마로의 중국 명칭)를 입력하면 ‘마시마로’를 판매하는 수많은 쇼핑몰이 검색되고 있다. 문제는 판매중인 상품의 대부분이 불법복제품이라는 사실이다. 확인 결과 각 사이트마다 적게는 10종류에서 많게는 50종류에 이르는 불법제품들이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뿌까’ 등 다른 캐릭터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들 불법 제품을 취급하는 쇼핑몰 가운데는 소후닷컴(http://sohu.com), 조요닷컴(http://joyo.com)처럼 중국에서 업계 수위를 다투는 곳이 포함돼 있다. 심지어는 피나클(http://www.bonaco.net)이란 사이트는 ‘마시마로’의 상표출원자를 자처하는 등 불법 복제를 넘어 상표권 도용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또 차이나닷컴(http://china.com), 21씨엔닷컴(http://21cn.com), 넷이지(http://www.163.com), 엠펀 (http://mfun86.com) 등 포털 사이트와 모바일 전문 사이트의 경우 불법 모바일 콘텐츠도 등록돼 있는 등 국산캐릭터의 불법 복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승호 씨엘코 사장은 “중국시장은 불법 복제가 심하고 중국정부 역시 수입 제품의 불법복제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의 불법복제는 해도 너무한 상황으로 강력한 대처방안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지 한국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사이트에 등록된 불법복제품 유형은 크게 ‘현지에서 완전 불법으로 제작된 제품’과 ‘대만이나 한국에서 제작돼 역수입되는 제품’으로 나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완전 불법제품의 경우 단속근거를 마련하기 어렵지 않지만 역수입품의 경우에는 ‘합법인줄 알았다’고 발뺌할 경우 불법성을 입증할 근거가 미약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불법제품의 등록을 사전에 막기 위한 한국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산 캐릭터의 해외저작권 및 상표권 등록을 지원하고 나아가 관련 상품 정보를 중국 현지에 적극 소개하는 작업까지 병행되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마시마로’의 중국 현지 에이전트 가운데 하나인 KCVC 박철홍 대표는 “국산 캐릭터의 저작권 관리를 대행하기 위해 중국 판권협회 등과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사안 자체가 민감하고 광범위해 어려움이 많다. 정부차원에서의 협력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