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고된 작업이라 집중력과 인내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오로지 끈기만 있다면 더 머리 아픈 일이죠.”
온라인 교육 업체인 YBM시사닷컴에서 클레이애니메이션팀을 이끌고 있는 홍석화 감독(29)은 이 일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인물을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서는 미술적인 감각이, 여기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 넣으려면 영상에 관한 지식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클레이애니메이션을 한번이라도 접한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하죠. 인형에 대한 어릴 적 향수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관심도 높고 직접 해보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채용 공고를 내면 지원자도 많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한다고 홍 감독은 전했다.
“‘아∼’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인형의 입을 5번 정도 수정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30번을 찍어야 1초 분량이 완성됩니다. 힘들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고생이 큰 만큼 보람도 크다. 남들은 하나 하기에도 벅찬 미술, 영상 등에 관한 능력을 총 발휘하다보니 자부심도 느낀다.
“모바일, 웹서비스, 휴대용 미디어플레이어 등 클레이애니메이션을 응용할 분야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클레이애니메이션을 홈페이지와 게임에 접목시켜 감성이 살아 있는 디지털 콘텐츠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홍 감독은 여자 친구가 있는 팀원은 퇴출 대상이라며 농반진반처럼 얘기했다. “연인과의 데이트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게 그가 밝힌 이유지만 밤샘 작업으로 헤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그런 것은 아닌 지 생각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클레이애니메이션 제작이란=찰흙 등 점성 소재로 인물 캐릭터, 인형 등을 만들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일이다. 국내 도입은 10년이 넘었다. 최근에는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장편 영화와 CF가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일반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모든 것이 입체물로 제작되고 질감이 살아있어 생동감 있는 느낌을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클레이애니메이션은 영국과 미국이 유명하지만 동유럽 국가에서 먼저 예술 매체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의 클레이애니메이션 전문 회사는 약 3∼4개가 있지만 대부분 소수의 인력이 모여 팀 단위로 활동하는 곳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