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마존’이 세계 최대의 서점이라는 데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초창기에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세계 최대의 서점이라고 광고했을 때는 달랐다. 그때 발끈했던 미국 최대의 오프라인 서점체인이었던 반즈앤노블도 이제는 인터넷서점까지 겸하면서 독자들에게 더 편한 서비스를 제공하려 애쓰고 있다.
멕 휘트먼 회장이 고난의 시절을 거쳐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경매업체로 일궈낸 e베이 역시 서비스에 관한 한 내로라 하는 회사다. 닷컴 위기때 e베이에 들러봤다는 국내기업의 한 인사는 그 당시에 “이 회사는 잠시 힘들겠지만 절대 망하지 않을 거라는 강한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닷컴버블 때 방문했던 e베이의 직원들이 얼마나 철저한 고객 중심의 서비스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깨닫고 나서 이 회사는 망할래야 망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극찬했다.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 중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람이 미국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이다.
그 역시 직원들에게 고객우선주의를 강조했다. 결과는 세계 컴퓨터시장의 석권이란 성적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원하는 모델을 원하는 수준의 빠른 시간내에 배달해주니 누군들 싫어할까.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국민은 지난 16대 국회의원들의 서비스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동안 서비스를 제대로 못받았다고 생각한 (정치)소비자들은 (정치)공급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요구하면서 이를 표로 보여주었다. 총선 결과, 당선자의 3분의 2가 정치신인이었고 23년 만에 여대야소가 이뤄졌다.
국민이 정치에 거는 기대도 경제에서와 마찬가지로 공급자 중심이 아닌 철저한 ‘고객 중심의 정치’였음이 드러났다.
16대 국회의원들도 생각은 했었지만 정작 실천이 힘들었는지 모른다.
새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경제회생과 정쟁중지를 원하는 국민을 위해 고민할 것이다.
반드시 살아남는 비방은 없을까.
답은 딱 한가지로 귀결될 듯 싶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라.(Do the customer’s way.)”
<이재구부장 경제과학부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