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입이 부진했던 공공기관의 국산 사무용 SW 도입이 급속히 늘고 있다니 반가운 현상이다. 아무리 정부가 다양한 SW육성책을 마련하고 이에 힘입어 해당업계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에서 이 제품을 외면하면 아무 쓸모가 없다. 더욱이 정부가 이를 외면하거나 도입에 소극적이면 제품 개발의 성과는 제한적이고 해당업체의 경영개선 효과도 미비하다. 잘 아는 것처럼 SW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우리 정보화의 핵심이다. 그래서 우리가 SW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공기관의 국산 사무용 SW도입은 의미가 상당하다고 하겠다. 과학기술부는 5월에 정부부처로는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무 대신 한글과컴퓨터의 한컴오피스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고 강원도와 정보통신부도 외산 사무용 SW를 국산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해당업계의 입장에서는 퍽 고무적인 일이다.
과기부의 이번 국산SW도입은 오명 장관이 국산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한 이후 반응이 좋기 때문이라고 하니 다른 부처들도 국산 SW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일이다. 또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강원도청이 6월 산하 단체를 포함해 총 2200대의 PC 가운데 1400대의 PC의 사무 제품을 한컴오피스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용자수가 2만여명에 달하는 정보통신부도 국산 사무용 SW 도입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니 기대해 봄직하다. 과기부가 이 제품을 도입한다면 정통부라고 이 제품을 사용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보화를 진두 지휘해 IT강국으로 부상케 한 정통부가 국산 SW를 도입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제품에 특별한 하자가 있다면 별개의 일이다.
그 동안 국산 SW는 성능이나 호환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국내에서는 외면당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부 제품은 해외로 수출까지 하면서도 정착 국내에서는 외면당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기업보다 공공기관이 사용을 기피했던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국산 사무용 SW의 공공기관 도입은 의미가 상당하다고 본다. 이제 우리 제품에 가격이나 성능 등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우리가 개발한 SW는 우리가 앞장서서 구입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일에는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국산 SW가 널리 보급될 수 있다.
정부가 SW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면서도 정작 국산 제품이 나오면 이를 외면한다면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SW 육성책의 성과를 높이려면 정부나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 국산품을 사용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외산제품을 좋아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 또 관행적으로 외산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 이런 그릇된 관행과 의식을 고쳐야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해당 업체들도 비록 여건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제품 공급확대를 위해 가격인하 또는 우수 제품개발과 철저한 사후관리 등 다양하고 고객만족위주의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당업체로서는 이번이 시장을 확대하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이번 공공기관의 사무용 SW 도입이 국산 SW 구매 확산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