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하이테크 회사를 설립하기에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곳이다.
실리콘밸리는 비록 높은 부동산 가격, 출퇴근 교통 혼잡, 통제 불능의 고임금, 주 정부의 재정 적자 등을 해결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테크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다.
이는 이 곳 생활이 쉽다거나 앞으로 쉬워질 것이라는 말이 아니다. 실리콘 밸리와 기술의 관계가 맨하탄과 금융, 출판, 광고의 관계처럼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생산과 지원 업무는 다른 곳에서 제공되고 오직 최고 임금을 받는 전문가들만이 근무하는 본부만 남는다는 뜻이다.
맨하탄은 200년 전 농토였다. 100년 전에는 수백 명이 공장에서 일했다. 20년 전 월가에는 수 천명의 사무 직원들이 근무했다. 이제 월가의 사무직은 다른 곳으로 이전됐다. 맨하탄 주민은 이제 부자 아니면 빈민이며 중산층은 외곽에서 출퇴근한다.
실리콘밸리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50년 전만 해도 산타클라라카운티의 주요 산업은 과수원과 과일 통조림 제조업이었다. 20년 전 이 곳에는 전자 조립라인들이 들어섰고 2년 전엔 수천 명이 소프트웨어(SW) 코드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제 SW 작성이란 직업은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다. 이는 극적인 변화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은 인도 출신의 후임자들을 교육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새로운 일자리는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실리콘 밸리 150대 기업들의 채용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일자리는 신생업체로부터 조금씩 창출되고 있다. 신생업체들은 실리콘밸리의 사업 비용이 높아 최고경영자(CEO), 연구원, 마케팅 중역 정도 만을 근무시키고 있으며 다른 직원들은 새크라멘토, 텔아비브, 셴젠 등에서 채용된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의 준푸 장(Junfu Zhang)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해 이 같은 추세를 지적한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신생업체와 업계의 역학’이란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작성 발간했다. 그는 여기서 “지난 90년∼2001년 기간 동안 늘어난 모든 일자리는 90년 이후 설립된 기업들에 의해 창출됐다”고 밝혔다. 또 “하이테크 신생업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샘솟고 사업가들이 모여있는 실리콘밸리가 혁신의 온상이란 점을 중시한다. 결국 실리콘 밸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것이 주요 목표인 신생업체들에게 완벽한 환경이다”라고 분석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