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센터도 IP(인터넷프로토콜) 바람이 대세를 장악했다.
삼성생명·교보생명 등 지난해 구축된 생명보험사를 시작으로 촉발된 IP콘택트센터가 금융·대기업·공공기관은 물론 미디어업계·게임사 등 그동안 콘택트센터 구축업체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시장까지 파죽지세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나아가 기존 전문 업체 중심으로 이뤄지던 아웃소싱도 KT 등 통신서비스사들까지 가세하며 중소기업으로 영토를 넓혀나가는 추세다.
이에 맞춰 장비·솔루션 업체들도 중소기업용은 물론 1인용 콘택트센터 솔루션까지 선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구축된 대형 프로젝트 이후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던 IP콘택트센터 시장이 최근 대기업·금융권·공공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다.
삼성생명·교보생명 등 대형 IP콘택트센터가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콜 집중화, 인터넷전화(VoIP) 등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지점망을 운영해야 하는 금융·대기업·공공기관 등에서 적극적으로 도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려와 기대 속에서 지난해 말 700석 규모의 IP콘택트센터를 구축,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교보생명 관계자는 “고객의 평균대기시간이 IP콘택트센터 도입 전과 비교해 5분의 1수준으로 짧아졌으며, 상담원의 고객응대율도 20%가량 높아진 9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IP 콘택트센터의 효과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이전과 비교해 고객의 콜 포기율도 4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20초내 응대율 또한 90%란 높은 수준을 유지해 IP콘택트센터 구축으로 고객서비스 품질이 확실히 향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교보생명은 개소 이후 만 1년이 되는 올해 12월이면 IP콘택트센터의 수익이 투자비용대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IP콘택트센터를 통해 약 460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성공사례에 힘입어 최근에는 다른 금융사들은 물론 삼성·LG·현대 등 주요 그룹사들이 차세대 통신시스템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IP콘택트센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대 민원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공공기관 IPCC 구축 논의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17일 11개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신한금융지주회사가 증권 계열사인 굿모닝신한증권의 중앙 콜센터를 비롯해 전국 각 영업점 등을 IP콘택트센터로 고도화하겠다는 내용의 사업전략 발표를 계기로 증권업계까지 IP콘택트센터 구축 대열에 가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IP콘택트센터 프로젝트는 규모도 규모지만, 현재 통합화 작업을 앞두고 있는 신한은행, 조흥은행 등을 비롯해 신한카드·신한캐피탈·SH&C생명보험 등 신한금융계열사 전체에 IP콘택트센터를 확산시키는 첫 사업이라는 점에서 관련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됐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신한금융지주뿐만 아니라 최근 은행, 카드, 보험 등 콜센터 통합화 논의가 전개중인 금융권의 관심을 모았다는 점에서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던졌다.
전통적인 콜센터 수요처였던 금융권 이외에서의 수요도 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민원 접촉빈도가 높은 국세청·조달청·노동부·근로복지공단 등 주요 공공기관도 기존에 단순 전화응대 수준의 고객 상담센터를 인터넷 및 CRM(고객관계관리) 기반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추진중이다.
주요 일간지 및 케이블TV 종합방송(SO)들도 새로운 유통망 구축과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해 IP텔레포니 및 고객관계관리(CRM)에 기반한 콘택트센터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케이블TV 서비스에 이어 최근 인터넷전화(VoIP),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는 복수 SO(MSO)와 위성방송, 하반기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위성 DMB 관련업체들을 중심으로 콘택트센터 신규 구축 및 증설 물량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 통신업종에 이어 공공기관, 미디어 업종이 콘택트센터 업계에 새로운 신흥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가 빠르면 2사분기를 전환점으로 대형 IP콘택트센터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주요 콜센터 기업들과 언론·협회 치고 올해 들어 세미나와 콘퍼런스 한번 개최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IP콘택트센터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시장을 낙관하기만은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대기업·공공시장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