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 중심의 `차세대 동력`개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어갈 차세대 성장동력 제품 개발이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정부가 어제 이 사업을 총괄 조정할 ‘차세대 성장동력 추진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5년내 상품화할 48개 제품과 이를 지원할 기술과제 141개를 선정하고 올해 자금지원 계획까지 최종 확정했다고 한다. 사업 주관을 둘러싼 부처간 주도권 다툼에 중복투자 문제 등 그간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갖가지 문제점들이 말끔히 정리되고 이제 차세대 성장동력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을 총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 추진 특별위원회가 과학기술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것은 사업 추진력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특히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함께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이 공동으로 맡게됨으로써 과학기술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연구개발 기관별 역할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 조정할 수 있는 틀을 갖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게다가 연구개발과 관련된 8개 부처 장관과 10개 산업별 산·학 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함으로써 산업별 기술성숙도, 기술수명주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예산투입모델 개발을 통한 예산 지원과 부처간 원활한 협조가 가능해져 그야말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5∼10년 뒤 우리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지가 결정됐고 이를 주관할 추진체계와 예산까지 확정한 만큼 이제는 연구개발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의 구상대로 생산과 수출은 물론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 차세대 성장동력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개발제품이나 기술이 산·학·연 및 전문가 집단의 심층적인 검토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한 것이므로 이에 대해 또다시 갑론을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각 사업단장을 결정하는데도 오랜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먹고 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는 만큼, 처음부터 방향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고 신중을 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천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은 누차 지적했듯이 우리나라가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길이지만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도 그 성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기업들도 차세대 성장엔진을 찾아 첨단기술 개발에 나선 지 오래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첨단기술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은 선진국보다 훨씬 뒤지는 수준인가 하면 첨단기술을 이용한 초일류 고부가가치 제품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가 유망하다고 선정한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산업과 관련된 59개 핵심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의 69.8%에 불과하다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평가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범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체제 뿐만 아니라 고급 연구인력 확보와 효율적인 산·학·연 협동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여기에 정부의 강한 이행의지와 함께 기업의 참여의욕도 필요하다. 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추진이 너무 학계, 연구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산업계의 지적은 흘려 들어서는 안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