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의 산하 경제전문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e비즈니스 평가를 한 결과 14위에 올랐다고 한다.
덴마크가 1위, 영국·스웨덴이 각각 2·3위를 차지해 e비즈니스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국가군으로 꼽혔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가 7위, 홍콩이 9위에 올랐다. 그동안 인터넷 강국이라고 자랑했던 우리나라가 10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각 조사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고, 이 평가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몇개의 조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터넷의 확산도가 아닌 산업과의 접목에서는 아직도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다수 국민이 휴대폰을 갖고 있고 보다 빠른 인터넷 접속을 위해 초고속 인터넷망을 설치하고 있다. 각종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도 그 어느 나라보다 쉽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인 인프라 측면에서만 보면 여전히 우위다. 그러나 e비즈니스를 하기에 적합한 나라로 꼽히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문제가 많다.
e비즈니스라는 것이 이제는 기존 비즈니스의 새로운 채널인 ‘인터넷’을 활용하는 수준이라고 공감을 얻고 있는 만큼 결국 기존 비즈니스의 문제가 풀려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사업을 하다보면 우리나라만큼 거추장스러운 규제가 많은 나라도 없다고 한다. 이것들부터 해결해야 비즈니스, 더 나아가 e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단순히 여가를 위한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기존 전통산업과의 접목 뿐만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기업경쟁력을 위해 융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이 정도 인프라를 만들어주고 전자정부 등 국민의 마인드를 제고하는 수준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각종 규제를 철폐한다거나, 새로운 산업환경에 맞춰 관련 법·제도 등을 시급히 갖춰야 하는 것은 역시 정부의 역할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역할이 백업이었다고 한다면 이제 정면에 나서야 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IT를 단순히 업무 효용성 제고 수준에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움을 창출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야 할 때다.
한재학·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