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G시장, 마침내 봄이 도래했다.”
지난 2년간 기대이하의 부진을 겪은 일본의 3G서비스시장이 성능이 크게 개선된 전용 단말기와 애플리케이션의 보급에 힘입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하는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2001년 10월 세계 최초의 3G서비스 ‘포마(Foma)’를 시작한 NTT도코모는 사업개시 17개월 동안 총 가입자가 32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초기 3G서비스 시장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하지만 올들어 포마(Foma)서비스에 새로 가입한 고객수는 2∼3월까지 무려 100만명에 달했고 전체 FOMA 가입자수도 300만명을 돌파했다.이는 NTT도코모가 당초 3월 말까지 계획했던 가입자 목표 240만명을 훨씬 상회하는 실적이자 “3G서비스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그간의 비관론을 말끔히 씻어내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2위의 이통서비스업체 KDDI는 현재 1700만 가입자 중에서 무려 1350만명이 CDMA1x기반의 3세대 서비스를 사용할 정도로 3G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3위 보다폰은 현재 3G서비스 가입자가 13만7700명으로 고전 중이지만 하반기 전용단말기가 본격 출시되면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 3G시장이 벚꽃처럼 만개한 것은 무엇보다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이통업계의 끈질긴 노력 때문이다. 지난 2001년 3G서비스가 처음 등장할 당시 3세대 단말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수명은 짧았고 서비스 지역마저 제한돼 있었다.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 2∼2.5G서비스와 차별화된 3G전용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했다는 점.
NTT도코모는 우선 3G단말기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총 3억5000만달러를 휴대폰 제조업체의 신제품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펼쳤다.이 결과 최장 1주일의 배터리 대기시간을 자랑하는 신형 3세대 단말기 ‘900 i’시리즈’가 지난 2월 일본시장에 선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또 3G인프라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인구밀집 지역의 99%가 서비스지역으로 커버됐다.특히 휴대폰으로 뮤직비디오나 애완동물의 재롱 등 짧은 동영상 메일을 보내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침체된 3G시장 분위기는 일순간 바뀌었다.
일본 이통업계는 뒤늦게 활성화된 3G서비스가 음성통화부문의 적자를 매꿀만한 수익성을 확보하도록 휴대폰기반의 차량항법서비스, 결제시스템, 양방향 FM방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모바일 통신에 관한 한 ‘원조’를 자처해온 일본 이통업계에 2004년은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