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이 글로벌 IT 트렌드를 정한다.’
지난 19일 뉴욕에서 국내 코스닥 9개 IT 기업의 기업설명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해외 투자자들은 작지만 독창적인 기술을 갖춘 코스닥 기업들에 많은 호기심을 나타냈다. 예정된 시간을 넘긴 설명회가 진행됐고 단일 기업에 대해 1시간이 넘는 질문 공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벤처기업들이 MP3플레이어·레이저프린터 OPC 드럼·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CCP(카메라 컨트롤 프로세서)·WBI(웨이퍼 반도체 검사장비) 등에서 독창적인 아이템과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들은 개별 기업의 실적과 기술력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해당 IT분야의 사업성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한국 기업들이 보는 IT경기 전망과 시장 확대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잘 알려져 있듯 ‘한국은 IT기술의 테스트베드이자 축소판’이라는 인식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을 통해 IT분야에 대한 투자정보를 얻자는 취지인 것이다.
코스닥 기업 뉴욕 설명회를 후원한 모건스탠리의 스콧 맥키 영업전략 이사는 “한국의 IT벤처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역동적인 경영은 매우 인상적이다”며 “이날 행사에 참가한 투자자들은 한국의 IT기업과 그들이 보유한 기술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IT벤처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많이 보였지만 우려하는 부분도 있었다.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대기업과 사업 분야가 충돌할 경우 어떻게 경쟁을 극복할 것인가’하는 문제였다. 또 벤처기업들은 회사의 연혁이 짧은 만큼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회사 알리기’를 통해 많은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생각은 국내 IT벤처기업들이 실제 투자유치와 해외 비즈니스 확대로까지 ‘성과’를 넓히기 위해 추가로 준비해야 할 것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뉴욕=디지털경제부·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