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유예화 논란 ‘2라운드’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뚜렷한 입장 표명없어

‘케이블카드(POD) 장착 의무화에 대한 유예화’ 논란이 최근 국내업체의 POD 모듈 제공 계약, 외국업체인 SCM의 가격 인하 방침 발표 등으로 인해 2라운드에 돌입했다.

 국내 POD 개발업체인 인터랙텍은 최근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사업자인 BSI와 내년에 POD모듈 10만장을 장당 20달러 이하로 공급키로 계약했다. 또 독점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선 SCM은 ‘POD모듈 가격을 내년부터 20달러 이하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CJ케이블넷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논란의 핵심인 SCM과의 가격 협상에서 여전히 끌려다니는 상황에 변함이 없다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SO가 정통부를 상대로 ‘외국 업체인 SCM이 사실상 POD 공급을 독점하는 상태’라며 내년말까지 의무화를 유예해달라며 촉발된 논란은 가격 조건으로 옮겨가 갑론을박을 벌일 전망이다.

 ◇‘왜 유예화를 해야하는지 근거를 대라’=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부문의 관계자는 “발표된 정책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지켜야한다”며 “지난해 유예화할 때 ‘아직 기술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는 이제 해결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오픈케이블방식(DSG모드)으로 POD와 셋톱을 분리한 제품을 BSI에 공급한 상태다. LG전자도 마찬가지로 BSI에 셋톱을 공급중이다.

 토종 POD개발업체인 인터랙텍의 홍문호 소장은 “양산을 위한 두가지 난제인 CAS업체와의 기술 협력과 초기 물량 확보가 이뤄져, 내년 1분기에 POD(DSG모드) 공급이 가능하다”며 “또 OOB방식도 초기 물량만 확보되면 내년 1분기에 납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이었던 가격 부분에 대해 인터랙텍이 BSI와 20달러 이하에서 계약해 문제가 없다는게 관련 장비업계의 입장이다.

 ◇‘SCM에 대항할 협상 카드를 달라’=CJ케이블넷의 왕용훈 부장은 “싱가포르의 SCM 담당자와 가격 협상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물량 개런티가 없을 경우 30달러 이상을 부른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지금 당장 POD모듈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이 SCM밖에 없어 불리한 것은 우리쪽”이라며 “정통부가 유예화해 줄 경우, ‘SCM측에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겠다’고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성기현 상무는 “셋톱이나 케이블카드가 나왔다고 해도 상용화 서비스를 위한 안정화 작업에 3∼6개월 정도 걸린다”며 “정통부가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한상혁 차장은 “씨앤앰커뮤니케이션과 큐리스가 채택한 OOB방식의 셋톱이나 케이블카드가 현재 시장에 없다는 점도 문제”라며 “삼성전자, LG전자가 셋톱 개발은 가능하겠지만 시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망=유예화를 주장하는 MSO들도 기본적으로 POD모듈이 20달러 이하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큐릭스의 이덕선 상무는 “POD모듈 가격이 내려가서 18달러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고 본다”며 “가격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CJ케이블넷의 왕용훈 부장은 “20달러만 되면 (POD 분리 장착으로) 간다”고 밝혔으며, 씨앤앰의 성기현 상무도 “국내 SO들이 유예화를 들고 나와 SCM이 가격 인하 카드를 고려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따라서 유예화 논의의 고비는 다음달초로 예정된 SCM의 고위관계자 방한시 내놓을 가격 정책이 될 전망이다.

 한편,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뚜렷한 입장 표명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초 지난달 업계 관계자를 모아 의견 청취할때만해도 지난달말까지 최종 입장을 정할 계획이었으나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통부의 최석봉 사무관은 “조만간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