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생존해법을 찾아라](3)/M&A도 한 방법이다

최근 맥슨텔레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휴대폰업계가 인수합병(M&A)설로 술렁거렸다.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는 이동전화서비스 자회사부터 기존 제조업체까지 물망에 올랐다. 이들 모두 맥슨텔레콤 인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맥슨텔레콤의 주가만큼은 M&A 재료로 탄력을 받았다..

 업계 일각에선 맥슨텔레콤 매각을 시발로 국내 휴대폰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팬택과 팬택&큐리텔처럼 동종업종 기업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더욱이 국내 휴대폰업체 수가 너무 많아 자의든 타의든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하다.

 모 휴대폰업체 사장은 “상당수 휴대폰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한다”며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M&A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휴대폰업계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하다”며 “원천기술 등에 대단위 투자를 하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대전자로부터 분리돼 사업의 어려움을 겪었던 팬택&큐리텔(구 큐리텔)이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의 인수로 흑자 경영과 함께 거래소 상장으로 단숨에 주목받는 휴대폰업체로 성장한 사례에서 나타나듯 동종업체간 M&A는 효과도 크다.

 통신장비 부문의 대표적인 토종기업인 다산네트웍스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달 독일의 최대 전자정보통신·의료기업인 지멘스에 38.7%의 지분을 매각, 지멘스의 계열사로 편입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다산네트웍스의 사례는 통신장비 부문 기업의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잇따른 시점에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최근 일부 통신장비 업체는 올해 혹은 내년 초에 문을 닫을 것이라는 ‘괴담’에 시달린다.

 통신 네트워크 기업중 일부는 현재 건물을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이고 또다른 기업은 아예 공장까지 내놓고 아웃소싱에 들어가는 등 생존노력을 기울였다. 아예 전업을 선언한 기업도 생겨났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같은 통신장비 부문 기업의 경우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는 기업간 결합을 통한 자구노력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장비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장비 부문의 기업들은 너무 많다”며 “10여개 내외의 통신장비 부문의 기업들이 머지않아 자연스런 구조조정을 통해 4∼5개로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너지효과가 날 M&A가 생존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M&A는 비용이 많이 들고 인수자와 피인수자의 공략 시장과 사업이 중복될 경우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그 대산으로 꼽는 게 전략적 제휴다. 상품기획과 제조력이 뛰어난 국내 중견·중소업체와 자본과 마케팅력을 갖춘 외국계 업체가 만나 기대 이상의 시너지늘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필텔레콤의 경우 모토로라와 지분 참여를 포함한 적극적인 전략적 제휴로 국내 대표적인 휴대폰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벨웨이브도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소프트뱅크와 제휴로 휴대폰 연구개발(R&D)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혔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