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위성의 통신용 중계기를 임차해 성인물 등의 방송서비스를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제공하는 사업자가 난립, 말썽을 빚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성인용 영화 채널을 운영,방송법의 규정을 따라 서비스하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의 유료 방송시장을 해치고 있다.
이에 방송위원회는 전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실태조사를 펼쳐 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시장을 바로잡을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문제 사업자들은 부가통신사업자 신고 또는 비디오물 배급업자로 등록해 무궁화2호 위성 등 위성의 통신용중계기를 임차 또는 재임차해 실질적인 방송서비스를 제공한다. 절차 자체는 합법적이나 방송과 통신 규제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숙박업소가 주무대=이들 사업자들은 무궁화위성의 통신용중계기를 임대해 전국의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가입자를 모집, 위성안테나와 셋톱박스를 설치해주고 위성을 통해 성인용 비디오물을 송출한다.
대전의 A모텔은 위성중계기를 임차해 위성통신서비스 및 비디오물 배급업자 등록한 B사가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모집한 모텔중 하나다. 월 3만5000원을 수신료를 B사에 내고 성인용 비디오물을 24시간 객실에 틀어준다. 또 C사는 비디오물 배급업자로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위성중계기임차사업자를 통해 성인용 비디오물을 송출한다. D사는 위성장비설치업자로 숙박업소에 위성안테나를 비롯한 수신장비와 동전투입기를 설치해 객샐에서 외국 위성방송의 성인영화채널을 시청케했다.
◇특수영업장까지 번져=미용 등 전문기술을 요구하는 영업장을 가입자로 모집해 관련 전문 프로그램을 무궁화위성의 통신용 중계기를 통해 송출하는 사례도 있다.
E사는 인터넷 미용교육 전문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로 무궁화위성 통신용중계기를 통해 미용 프로그램 콘텐츠를 부산·인천 등의 미용실에 송출하고 월정액을 받는다. F사는 아파트 공시청설비 등을 통해 인포머셜광고만으로 구성한 유사홈쇼핑채널과 정상적인 국내 방송이 불가능한 일본의 BS1·2 등 다수의 채널을 공급중이다.
◇무엇이 문제인가=이 사업자들은 무궁화위성의 통신용중계기를 임차해 정통부로부터 무선국 허가를 받은 합법적인 부가통신사업자들이다. 그러나 사업행태는 가입자를 모집해 위성을 통해 방송을 서비스하며 수신료를 받는 방송법상의 위성방송사업자와 똑같다. 부가통신사업자가 방송사업자로서 사업하는 것이다.
합법적인 통신사업자의 허가를 받았지만 방송법상 허가받은 위성방송사업자의 역무를 명확히 침범했다. 우리나라는 방송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공정성·공영성·도덕성 등 다양하고 엄격한 방송법에 근거한 절차를 밟아 위성방송사업자 허가를 내준다. 이 절차를 밟을 필요도 없이 간단한 통신사업자의 허가를 받아 방송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방송사업자와의 형평성이 맞지 않으며 유료방송시장의 공정 경쟁을 해친다. 방송에 대한 공정한 심의 절차도 피해 무분별한 불법 음란불이 범람할 가능성도 있다.
◇향후 대책은=위성의 통신중계기를 이용해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전기통신사업법’과 ‘전기통신기본법’, ‘방송법’ 등을 모두 걸쳤다. 따라서 이 사업자들을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규제하기 위해 방송위와 정통부·문화관광부의 공동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방송위 관계자는 “이 사업자들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서비스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면서 “부처간 긴밀한 업무협조를 통한 규제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