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파운드리 업계가 미국 업체들과 제휴 관계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더리(위탁 생산) 업체인 TSMC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가정용 게임기 ‘X박스’의 차세대 기종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제조를 위탁받았으며 UMC는 램버스사로부터 반도체 칩간 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도입키로 했다.
파운드리 1·2위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 신흥 파운드리 업체들의 부상을 경계하며 수주 경쟁력을 한층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TSMC는 회로 선폭 90나노미터(㎚, 나노=10억분의 1) 이하의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차기 X박스용 반도체 칩을 제조한다는 데 MS와 합의했다.X박스용 반도체는 주로 기기 전체를 제어하는 MPU와 영상처리 칩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MS는 지난 해 미국 IBM과 차기 X박스용 MPU 분야에서, 그리고 캐나다의 ATI테크놀로지스와는 영상처리 칩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TSMC와의 제휴에도 불구 IBM이 자체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영상처리 칩을 위탁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SMC의 고객 기업군은 주로 북미·유럽·일본 등 지역의 종합 반도체업체들이나 ATI 등 팹리스(무공장) 반도체업체들이다. 따라서 이번 MS와의 제휴는 상대가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SW)업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을 갖고 있지 않은 MS가 파운드리 업체와 직접 협력하는 선례까지 남기게 될 전망이다. MS는 TSMC와 새로운 칩의 사양 등을 확정하고 차기 X박스를 2∼3년 내로 발표할 계획이다.
UMC는 램버스로부터 반도체 칩 간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을 도입키로 했다.이 기술은 ‘PCI 익스프레스’로 불리는 최첨단 규격에 의거,데이터 전송을 지원한다. UMC 측은 “이번 기술 제휴로 PC에 탑재된 MPU와 영상처리칩 간 데이터 전송의 고속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