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메이저 빅3의 유럽 대전이 시작됐다.
유럽형이동전화(GSM)의 본고장인 유럽은 세계 최강 노키아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진영의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의 진입을 막아왔으나, 최근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세계 2, 3위 업체(대수)인 모토로라와 삼성전자가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유럽은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메이저 시장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유럽 토종업체들이 텃새가 센 탓에 대륙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시장이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10%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던 삼성전자와 모토로라는 올해 1분기에 두 자리 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유럽의 시장 판도를 노키아와 지멘스의 양강구도를 4파전으로 바꿔 놓았다. 노키아로선 세계 2, 3위 업체가 안방에 확실하게 발을 들여놓은 결과가 뼈 아팠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유럽에 650만대 가량을 공급, 13∼14%의 시장점유율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모토로라는 10∼12% 가량으로 추산된다. 반면 노키아는 지난해 2분기 49%를 정점으로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 1분기에는 4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50%에 육박하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앞세워 이동전화서비스업체의 입맛을 맞추기보다는 ‘마이웨이’를 고집,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자 밀착 서비스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는 유럽의 3세대(3G) 서비스 시장을 적극적으로 파고 들었다. 노키아가 게임폰과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사이 삼성전자와 모토로라는 3G 사업자와 협력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 것이다. 노키아의 신제품 출시가 지연된 것도 2, 3위 업체에 득이 됐다.
그렇다고 노키아가 이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욜마 오릴라 노키아 회장은 “올해 40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전혀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세계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유럽에서 세계 최강 노키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삼성·모토토라, 노키아 아성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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