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 확산이 관건

한·미 양국간 통상마찰의 현안인 무선인터넷플랫폼 ‘위피(WIPI)’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양국 통신전문가 협상을 통해 타결되면서 향후 시장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정부는 “위피를 기본 ‘규격(SPEC)’으로 채택한 만큼 무선인터넷콘텐츠 호환에 따른 소비자들의 편익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콘텐츠개발과 공급(CP), 솔루션 개발 등 유관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밝혔다. 나아가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기술력과 시장성을 검증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GVM과 SKVM 등 기존 솔루션이 3000만여대의 휴대폰에 공급된 데다 당초 퇴출(?)될 것으로 예상됐던 퀄컴의 ‘브루(BREW)’가 공존의 해법을 찾음으로써 후발 주자인 위피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브루는 KTF를 통해 약 800만대가 보급됐다.

 특히 앞으로 출시되는 신규 단말기와 콘텐츠가 얼마나 많이 위피를 지원하는가가 관건이다. 시장에 판매된 위피 단말기는 20만여대. 위피 콘텐츠도 극히 부족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시기를 확정짓지 않은 위피 규격 탑재 의무화 방안을 하루 빨리 관계 법령에 반영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위피 확산에 키를 쥔 이통사들이 위피 단말기 출시에 속도를 붙여 콘텐츠·솔루션업체들과 함께 질적 보강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 관계자는 “위피 확산을 위해 콘텐츠·솔루션업체들이 수익을 거두는 비즈니스 모델(BMP) 발굴이 시급하다”며 “이통사들이 브루나 GVM 등과 마찬가지로 러닝 로열티 개념으로 솔루션업체에 대해 개발비를 보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바와의 기술 로열티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해야 한다. 하반기 출시되는 위피2.0 버전에서는 자바의 최신버전 J2ME와 100% 호환돼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기대하는 만큼 추후 발생할 잡음을 미리 정리할 필요도 있다.

 이번 협상 결과로 위피와 브루를 둘 다 사용할 수 있게 된 KTF 측은 “위피와 브루 중 어느 것에 더 무게를 둘지는 정말 시장의 반응과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달렸다”면서 “SK텔레콤이 양질의 위피 콘텐츠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다면 KTF가 라이선스 비용도 비싼 브루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해 위피의 가능성에 일단 힘을 실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