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열전](8)방귀대장 뿡뿡이

‘뿌이뿌이 뿡뿡, 방귀 뿌우웅!’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뿡뿡이’의 방귀소리에 아이들의 웃음보도 함께 터진다. 주황색 몸에 불룩한 배와 엉덩이, 작고 동그란 눈을 가진 ‘뿡뿡이’의 유일한 특기는 방귀 날리기다. 변신 방귀, 웃음 방귀, 뽀뽀 방귀, 안녕 방귀, 화났다 방귀, 힘내라 방귀 등 방귀로 모든 걸 해결한다.

 방귀나라에 살던 ‘뿡뿡이’는 생일날 로케트 방귀를 뀌다 응가를 하는 바람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초록별 지구로 왔다. 뿡뿡이와 놀고 싶다면 방귀소리만 내면 된다. 손등을 불거나 입술을 부르르 떨거나, 능력이 된다면 실제 방귀를 뀌어도 좋다. 방귀소리만 나면 무조건 나타나는 ‘뿡뿡이’는 모든 어린이들의 친구다.

 지난 2000년 교육방송(EBS)을 통해 ‘뿡뿡이’가 처음 등장하자 유아들은 방귀뀌기가 유일한 재주인 ‘뿡뿡이’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열광했다. 아이들에게 방귀란 더러움의 대상이 아닌 재미와 신기함의 소재였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유아를 타깃으로 삼은점이 주효해 ‘방귀대장 뿡뿡이’는 교육용 프로그램 사상 최고인 8%의 시청율을 기록했으며 비디오로만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인형이 5만개나 팔렸고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이같은 성공에는 ‘뿡뿡이’를 지원하는 주변 캐릭터의 공도 컸다. 마법에 걸려 평소에는 소화전으로 살아가지만 ‘뿡뿡이’의 변신 방귀를 맞으면 ‘짜잔∼’하고 등장하는 ‘짜잔’ 형은 신문지, 넥타이, 보자기, 우유팩, 패트병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한 신나는 놀이를 알려준다.

 병아리를 닮은 ‘삑삑이’는 ‘놀이 준비물 챙기기’와 ‘솔선수범해서 놀이 따라하기’라는 특기를 십분 발휘해 아이들을 놀이에 참여시킨다. 이처럼 ‘뿡뿡이’는 단순히 캐릭터로서의 인기를 얻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즉석에서 따라할 수 있는 각종 놀이활동을 통해 최대한의 교육적 효과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