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거리전화 사업자인 AT&T에 대해 VoIP통화시 지역 전화사에 접속료를 지불하라는 연방통신위원회(FCC)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접속료의 수위를 두고 AT&T와 지역 전화사(베이비벨)간에 2라운드 전쟁이 벌어졌다고 C넷이 24일 보도했다.이번 분쟁의 결과에 따라 미국 통신시장의 구도 변화는 물론 장거리전화사업자와 지역 전화업계 중 한 진영은 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통신법규에 따르면 장거리 전화사업사는 수익성이 낮은 지역 통신망에 대한 보조금 차원에서 지역 전화사에 접속료를 지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AT&T는 최근 인터넷기반의 VoIP통화는 접속료를 낼 필요가 없다며 지난 몇달간 일부 지역 전화사에 대한 접속료 지불을 거부해 왔다.
이와 관련 마이클 파월 FCC 의장은 지난주 인터넷망을 이용해 VoIP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최종단계에서 기존 전화망을 거친다면 지역 접속료를 내야 한다며 AT&T에게 밀린 접속료를 전액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AT&T는 VoIP서비스 확산을 계기로 연간 100억달러에 달하는 지역 전화망 접속료 지출을 깍으려던 계획이 큰 차질을 빚은 셈이다. 하지만 AT&T는 일반 장거리 전화와 VoIP서비스에 같은 접속료를 낼 수 없다며 2단계 대응에 들어갔다. 데이빗 도만 AT&T사장은 “이번 FCC 결정이 기업경영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며 연체된 지역 접속료는 기껏해야 수천만 달러 이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버라이존을 비롯한 지역 전화사들은 AT&T의 연체 지역 접속료가 최소 수억달러에 달한다며 법원에 소송까지 낼 태세다.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논란의 핵심은 과연 ‘장거리 전화사업자가 VoIP 서비스를 제공할 때 지역 전화사에 얼마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압축된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전화회사들의 매출이 휴대폰 및 인터넷 전화로 인해 급감하는 상황에서 AT&T가 새로운 VoIP서비스에도 비싼 지역 접속료를 물게 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며 그 반대의 경우 지역 전화업계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이빗 도만 AT&T사장은 증폭되는 지역 전화업계와 갈등에 대해 “이는 AT&T 뿐만 아니라 VoIP기반 사업자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어 향후 사태 진전에 관심이 집중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