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수의 가전업체인 TCL이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의 휴대폰 사업부문을 인수, 유럽 휴대폰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TCL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톰슨과 세계 최대의 TV제조 합작사를 설립한 지 반년 만에 또 다른 프랑스 대기업의 핵심사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이번 협상에 따라 TCL과 알카텔은 각각 5500만 유로와 4500만유로를 투자해 오는 8월까지 순자산 1억유로의 휴대폰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TCL은 우선 휴대폰 합작사의 지분 55%를 확보하고 향후 5년 내 알카텔의 나머지 지분 45%까지 전량 인수할 계획이다. 이 회사 대변인은 새로 설립할 휴대폰 합작사의 경영과 기존 중국내 휴대폰 사업부문은 엄격히 분리되며 유럽시장에서 알카텔 브랜드와 현지 판매 네트워크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알카텔은 세계 휴대폰시장 8위, TCL은 10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합작을 계기로 TCL은 연간 휴대폰 생산량 1900만대, 세계 7위 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당초 알카텔은 휴대폰 사업부문을 중국 난징팬더전자에 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TCL과 손잡게 됐다.알카텔은 회사 매출에서 비중이 5%에 불과하고 적자를 기록 중인 휴대폰 사업을 TCL에 넘긴 후 통신장비 등 기존 핵심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TCL이 알카텔의 휴대폰 사업인수를 통해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보다폰, 프랑스텔레콤, T-모바일 등 유럽계 통신업체를 대상으로 한 납품경쟁에서 유리할 위치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며 알카텔이 보유한 각종 첨단통신기술에 보다 쉽게 접근해 차세대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전망이다.
TCL의 리둥성 회장은 잇따른 해외기업과의 제휴 합병에 대해 “TCL을 향후 10년내 TV와 휴대폰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9년 휴대폰 사업에 진출한 TCL은 지난해 단말기 생산량 1000만대, 중국시장 점유율 12%로 3위 업체로 성장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는 TCL그룹이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하기 위해 오는 6월경 자사 휴대폰 사업을 분사시켜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유럽 휴대폰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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