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정치가 이번 총선과정에서 내내 이슈가 됐다. 당 대표급들이 눈물로 ‘감성’을 자극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삭발, 단식 등 극한 수단도 가세했다. 이 때문에 민생은 뒷전으로 하고 감정에만 호소한다는 쓴 소리를 듣기도 했다.
사실 요즘처럼 ‘감성’이란 단어가 사회의 화두가 된 적이 없다. 그것은 아마 현대사회가 획일화된 목표와 객관성 중심이었던 과거 사회와는 달리 창의와 개성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좋은 품질과 저렴한 노동력으로 물건만 만들어 팔던 공업화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고객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서비스로 가치를 높이는 기업들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다. 또 CEO의 평판을 높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고객을 감동시키고 그들의 감성을 읽어내는 시도를 계속하는 기업들이 성공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감성세대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현대 사회에서 감성세대라 함은 자기경험과 능력을 가치있는 무엇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세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이러한 구성원의 자질변화는 곧 기업과 사회의 변화로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기업도 체질개선이 필요한 때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과 리더들이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감성경영’이다. 감성경영은 마케팅, 영업 등 기업 운영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포괄적 의미다. 감성세대를 겨냥하기 위한 방법은 감성위주의 경영이 최고의 전략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주 쉽게 설명한다면, 감성경영의 원리는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여 어떠한 행위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감성경영은 개인의 역사, 소속집단과 관계, 사회적 문화 등 모든 것이 개인과 기업,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 재료가 된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익숙해 있는 논리적, 이성적 지식만을 토대로는 실현할 수 없는 것이며 개성과 경험이 바탕이 된 자신만의 창의적 감성지식 창고를 인지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은 고객감동과 통한다는 말이 있다. 예술은 인간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요체로, 앞으로 비즈니스도 물건 중심이 아닌 감성중심의 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예술가가 깊은 감성을 통해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듯, 기업가도 고객만족을 위해 감성을 동원하는 것은 일맥상통 한다. 이제 CEO들도 기업활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에 감성을 접목시켜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업에서 감성경영이 접목되어야 하는 또 한가지의 이유는 우리 사회가 급속히 디지털화 되어 간다는 데 있다. 어찌보면 감성과 디지털이라는 것이 정반대 개념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디지털시대가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감각적 요소들을 자극하여 질 높은 생활환경을 만든다는 데 있다. 상업적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바로 인간의 감성을 이용하는 셈이다.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섬세하고 정서적인 마케팅이 바로 이에 해당된다.
필자도 이런 경험이 있다. 회사 온라인 마켓 포털에 판매자로 등록한 사용자 중 활동이 활발한 사용자들에게 감사의 편지와 케익을 전달했다. 그 결과는 물론 훌륭했다. 케익은 특별한 날 먹는 것으로 경험적으로 인지한 사람들에게 이 선물은 매우 유쾌한 기억으로 남게 되었고, 감사의 전화와 e메일을 수차례 받기까지 하였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기업을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게 만들게 되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낳은 셈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감성경영의 키워드는 쇼가 아닌 경륜이며, 진심이 배어 나오는 행동,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이벤트성 감성경영은 수명이 길지 않다. 앞으로 인터넷 미디어시대 정치·경제사회에서는 감성이라는 단어가 더욱 위력을 떨칠 것이다. 감성경영의 실천은 CEO의 사회적 영향력과 동일시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이금룡 이니시스 대표이사 krlee@inic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