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은 우연찮게 시작된다. 양치기 소년 조셉은 양들이 가시덤불을 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철조망을 발명했다. 질레트는 면도기에 턱을 베고 난 후 안전면도기를 발명했다. 미국인 필립은 일자 나사못의 홈이 망가져 작업이 더디자 플러스 나사못을 개발해 갑부가 됐다. 대부분의 발명은 이처럼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된다. 또는 전쟁과 기근 등 극한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 기인한다.
작은 발명 하나가 현대 생활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새로운 아이디어, 사고의 전환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발명의 효과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발명가를 많이 보유한 국가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최고의 부강한 나라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이어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배출한 이탈리아는 당시 최고의 힘을 자랑했다. 천재 발명가 에디슨을 낳은 미국은 지금 전세계를 뒤흔드는 막강세력의 축으로 군림하고 있다.
발명은 또 환경과 밀접하다. 필요하지 않으면 발명은 없다. 농경사회였던 조선시대에는 농사와 관련된 측우기와 해시계가 발명됐다. 외적의 침입이 잦아 화약무기인 비격진천뢰와 거북선이 등장했다. 거북선은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환경과 특히 밀접하다.
풍부하다 못해 넘치는 사회를 살고 있는 현세를 규정하는 발명품은 많다. 자동차·비행기·컴퓨터·반도체 등 다양하다. 이 많은 이기들은 현재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인식도 별로 없이 사용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 중에 더 나은 발명을 요구하며 현세의 발명품들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가 요구하는 발명품은 무엇일까. 예상컨대 물질에 지친 정신을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문화상품이 아닐까 싶다. 허기진 배를 채운 후 요구하는 것은 더 나은 생활이다. 다양한 콘텐츠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상품이 최고의 발명품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특히 물질이 넘치는 환경에서 문화발명품은 끊임없는 수요를 보장한다.
발명가를 많이 보유한 국가가 세계의 패권을 잡았듯 ‘문화발명가’를 다수 보유한 나라가 미래의 패권을 잡을 수 있다. 이것이 문화산업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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