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경쟁으로 치닫던 첨단 IT산업과 쇼 비즈니스 산업이 최근 협력을 모색하는 등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HP는 최근 워너 브라더스와 함께 필름 복원 분야의 공동 사업 계획을 발표했으며 애플컴퓨터도 특수효과 프로그램과 편집 소프트웨어 최신 버전을 내놓았다.또 마이크로소프트(MS)도 실시간으로 HDTV 콘텐츠를 편집하고 방송할 수 이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양산업간 교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같은 움직임은 마이클 아이스너 월트디즈니 CEO가 2년전 “인터넷을 통한 파일 교환과 냅스터의 파일교환 시스템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첨단기술 산업이 음악과 영화의 불법 복제를 부추기고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과 비교해 보면 아주 괄목할만한 변화다.
이처럼 두 산업이 협력을 시도하는 이유는 두 산업의 성장이 지체되면서 양 업계 모두 무한 경쟁을 지속하는 게 결코 바람직스럽지않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칼리 피오리나 휴렛패커드(HP) 회장은 지난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NAB 쇼 2004’ 개막식에서 ‘콘텐츠가 왕’이라고 선언했다.이 말은 두 산업계의 밀월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복제 방지 포맷으로 인터넷을 통해 영화와 음악을 전송하는 것은 영화사와 음반사에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매킨토시 보다 아이포드를 더 많이 팔고 있는 애플의 사례에서 볼수 있듯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배급하고 소비하는 것도 첨단기술 산업 못지 않은 수익을 낼 수 있다.이에 따라 양산업에선 최근 합작사 설립,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모색 중이다.
HP는 지난해 독자적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에 ‘아이포드’ 기술 사용 허가를 받았으며 최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 한해 음악을 CD에 저장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MS도 인터넷 포털인 MSN닷컴을 통해 비디오 게임, 음악, 디즈니 영화를 다운로드할수 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 하고 있다.
MS는 이러한 노력이 앞으로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와 복제방지 프로그램 시장에 진출하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MS는 또한 메이저 영화사와 함께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비링크’도 운영하고 있다. 인텔도 독자적인 복제방지 기술을 개발,워너 브라더스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산업의 협력관계가 계속 유지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지금까지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은 기술은 애플의 아이포드가 유일하다. 복제방지 기술 등 분야의 협력관계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따라서 두 산업이 협력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선 비용과 이익 배분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