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보다는 현금이 우선.’
최근 CEO의 보수와 관련해 스톡옵션 대신 현금 및 보너스 보상이 각광을 받고 있다. 닷컴 붕괴 이후 스톡옵션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많은 CEO들의 연봉과 보너스는 기업들의 순익 증가로 늘어났지만 총보수는 약간 줄었다.이는 중역들에게 지급된 스톡옵션의 추정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미국 최대 연금 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Calpers)의 테드 화이트는 “지난 몇년동안 보상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전문가들은 보상 추세에 변화를 일으킨 구체적인 요인으로 △중역들의 하락 장세 경험 후 현금 보너스 요청 증가 △스톡옵션 비용처리 강화 조짐 △주주들의 스톡옵션에 대한 비판적 시각 △주가하락으로 인한 스톡옵션의 가치 저하 등 4가지를 꼽고 있다.
머서 휴먼 리소스 컨설팅이 35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톡옵션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조사에 따르면 CEO들이 받은 스톡옵션의 수는 2002년과 2003년에 거의 동일했다.CEO의 연봉과 보너스는 지난해 7.2% 인상됐으나 전반적인 CEO 보상은 오히려 4% 줄어 평균 620만 달러에 달했다.이는 대체로 중역들이 받은 스톡 옵션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질런트의 에드워드 반홀트 CEO는 지난 해 연봉과 보너스를 합쳐 130만 달러를 받아 지난 2002년 대비 43% 대폭 인상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톡 옵션 패키지는 지난 2002년 대비 20% 줄면서 주가가 연평균 5%씩 상승할 경우 반홀트 CEO의 총 보상액은 44% 감소한 셈이다. 피플소프트 크레이그 콘웨이 CEO도 지난 해 전년 대비 15% 늘어난 330만달러의 현금 보상을 받았다. 반면 그는 지난 해 지난 2002년 받았던 스톡 옵션의 3분의 1정도만 받으며, 총보수는 이 회사 주가가 향후 10년 동안 연 5%씩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4분의 3 이상 줄어들었다.
다른 실리콘 밸리 기업들을 보면 모든 기업이 CEO 스톡옵션을 줄이고 현금을 늘린 것은 아니다. 한 예로 인텔 크레이그 바렛 CEO는 지난 해 자사 순익 증가로 현금과 스톡 옵션을 모두 늘려 받았다.
반면 칼리 피오리나 HP CEO의 현금 및 스톡옵션 보상은 줄어들었다. 피오리나는 지난 해 전년대비 15% 줄어든 330만달러의 보상을 받았다.스톡옵션도 85만주 줄어든 70만주를 받았다. 피오리나 CEO의 지난해 총 보상액은 스톡옵션을 포함해 전년 대비 38% 줄어든 680만 달러를 받았다.
<코니 박 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