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술진보에서 ‘교리’가 있다면 그것은 모든 것이 끝없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과학자들은 그러면서도 데이터를 하드디스크(HDD)에 입력하고 검색하는 속도에 분명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최근 실험, 이를 21일자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한계속도가 현재의 첨단 HDD속도보다 1000배 정도 빠르다는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가 아닐 수 없다. 정보가 HDD에 저장되면 데이터 조각(비트)을 구성하는 조그만 영역은 0 이나 1을 나타내는 방향으로 자기를 띄게 된다. 여기에 데이터를 다시 입력한다는 것은 선택된 비트의 회전 방향을 바꾸는 전기 자기장 신호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다시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
네이처에 이 연구 결과를 내놓은 과학자들은 이 신호의 입력속도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자기변화가 고에너지의 영향으로 무작위로 발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이들 과학자들은 스탠포드 대학의 입자 가속기에서 전자를 HDD용 자성재료에 폭발시킨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폭발시 에너지 신호는 거의 빛의 속도로 이동했으며 신호의 이동 시간은 2.3피코초(1조분의 1초)에 불과했다. 과학자들은 폭발 후 남은 HDD표면에 남은 자기 패턴이 혼란스럽게 생겼으며 정확한 데이터 저장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스탠포드 대학 주도로 진행됐으며 러시아 모스크바의 란다우 이론물리학 연구소 소속 연구원과 HDD업체 시게이트의 엔지니어도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이 실험이 HDD 같은 자기 기록계의 입력속도가 앞으로 1000배까지 더 빨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게이트의 마크 크라이더 CTO는 “이 실험에서 확인된 속도한계를 넘어서려면 완전히 새로운 저장기술이 요구되며 현실적인 기록 기기에선 결코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