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디지털케이블TV 셋톱을 직접 구매해 어느 지역으로 이사해도 케이블사업자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오픈케이블방식의 개념이 ‘시장을 양분하는 두 개의 데이터 전송규격’으로 인해 흐지부지되고 있다.
국내 디지털케이블방송이 올해부터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면서 각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의 디지털케이블TV 데이터전송방식이 결정돼 표면화했다.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BSI와 복수SO인 CJ케이블넷이 DSG(Docsis Set-top box Gateway), 복수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과 큐릭스가 OOB(Out Of Band)를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DSG방식 셋톱과 OOB방식 셋톱이 호환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성기현 상무는 “오픈케이블방식내 상향서비스를 위한 옵션으로 OOB와 DSG 두 개가 있으며 상호 호환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BSI의 이상용 상무 역시 “디지털케이블TV용 셋톱은 DSG셋톱과 OOB셋톱으로 나뉘었으며 DSG셋톱을 구매한 소비자가 OOB방식을 서비스하는 지역으로 이사갔을때 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두 방식 중 하나가 시장을 장악하기 전까지는 오픈케이블의 기본 취지는 실현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요 MSO 중 아직 방식을 결정하지 않은 곳은 이제 KDMC(태광산업계열 포함) 한 군데이며, KDMC의 결정에 따라 한쪽으로 추가 기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둘 중 어느 한 방식이 전체 시장을 장악하기는 이미 힘든 상황으로,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시장 양분은 지속될 전망이다.
성기현 상무는 “당초 국내 시장은 케이블방송 사업자가 셋톱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빌려주는 시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