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무선랜시장 11a로 재편될 듯

정통부 5GHz대역 주파수 내달 분배 고시

정통부가 5㎓대의 주파수 분배 계획을 확정, 고시함에 따라 이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IEEE802.11a 기반의 54메가 차세대 고속 무선랜 시장이 급성장하게 됐다. 아울러, 지금까지 11a냐, 11g냐를 놓고 업계를 고민속에 빠뜨린 고속 무선랜 시장 판도도 빠르게 11a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세계전파통신회의(WRC2003)가 차세대 무선랜 용도로 할당키로 한 5㎓ 대역 주파수를 다음달 분배 고시키로 했으며 특히 배타적인 주파수 이용권리를 부여하는 ‘할당’ 방식이 아닌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무선랜 서비스를 활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물밑 작업을 통해 진행되던 무선랜 장비업체들의 11a 제품 마케팅 및 사업 전략도 본격화했다. 주파수 분배 일정을 하반기 이후로 잡고 11g 제품에 주력하던 일부 업체들의 경우, 본사로부터 11a 제품 공급 받기 위한 작업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성능이나 가격 모든 면에서 11g 제품보다 11a 제품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1a 제품의 경우 기존 10기가 제품인 11b 제품과 함께 99년도에 표준을 확정해 지난해야 표준이 확정된 11g 제품보다 기술·제품 개발 등에서 앞선 데다, 외국에서 이미 보편화했다.

현재 11g 공유기가 용산 등지에서 13만∼14만원대에 거래되는 데 반해, 장비 업체들의 공급이 본격화 되면 11a 제품은 10만원대 이하에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돼, 가격 경쟁력에서도 유리하다.

11g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된 11b와의 호환 부문도, 호환모드로 가면 실질적으로 54메가 속도가 나오지 않아, 고속 무선랜으로서의 의미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엔터라시스네트웍스코리아(대표 안희완)은 신규 사업은 물론 정통부 발표전까지 2.4㎓ 대역의 54메가 서비스 표준인 11g로 진행되는 기존 프로젝트까지 11a 기반으로 전환하는 계획까지 세웠다.

엔터라시스 안종석 이사는 “11g와 11a가 같은 54메가 제품이라고 해도 실제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10%정도 11a가 빠른 속도를 낸다”며 “안정성·가격·속도 등 모든 면에서 11a 제품이 월등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11a/b/g를 모두 지원하는 기업용 무선랜 카드 및 PCI어댑터를 발표했던 한국쓰리콤(대표 최호원)도 11a 제품에 대한 구축 테스트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미 사전 영업을 통해 상당수 구축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김윤)도 5GHz 대역에서 54Mbps 속도를 구현하는 802.11a 무선랜 솔루션인 ‘시스코 에어로넷1400 시리즈’를 국내 주파수 환경에 맞게 재조정, 출시했으며, 프록심코리아(대표 김정용)도 이미 국내에 소개한 802.11a 제품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 무선랜 장비 개발 업체들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최대의 무선랜 수요처인 KT가 올해 사업 계획에서 이미 54메가용으로 11a 제품 사용을 천명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위해 419억원의 투자 예산을 이미 책정해 놓았다. 11g기반으로 고속 무선랜 서비스를 할 경우, 곳곳에 설치한 11b 제품과 같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함에 따른 주파수 간섭 문제 등 해결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장비업체 관계자는 “11a와 11g의 성능을 비교한 객관적인 데이터는 둘째 치고라도 실제 BMT를 진행해 보면 고객들이 11a 제품을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고속 무선랜 시장의 대세는 11a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