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국 `거대EU` IT시장 열린다

내달부터 동구권 10개국 새로 편입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다음달 1일부터 동구권 10개국을 포함해 25개국으로 확대되면서 ‘거대 EU’ 정보기술(IT) 시장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우선 IT수요의 근간이 되는 인구면에서 거대EU는 세계 최강 IT강국이라는 미국의 2억9700만명보다 1억5000만명 정도가 많다.이런 요인 등을 이유로 들어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거대EU의 IT지출이 향후 수년간 연간 10%씩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하지만 경제성장의 핵심 요소로 지목되는 기술혁신과 연구개발(R&D), 그리고 기업환경 등 측면에선 ‘거대EU’는 아직 미국에 한참 뒤쳐진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IDC는 이 때문에 새 EU가 IT 분야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통해 ‘미국 추월’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는데 특히 거대EU가 전자정부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공공분야 풍속도를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새 EU에 포함될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타, 키프로스 등의 기업들이 국경 없는 무역전쟁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고객관계관리(CRM) 같은 전산 소프트웨어를 잇따라 도입하면서 경쟁력 향상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IDC는 예상하고 있다.

가트너 역시 “동유럽 IT시장이 유럽연합(EU)에 편입됨에 따라 오는 2007년까지 성장속도가 서유럽보다 3배 정도 빠를 것”이라며 특히 외국직접투자(FDI) 자금이 몰리면서 IT투자도 덩달아 활성화돼 이들 지역의 IT지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가트너 앤드리 디 마이오 수석 부사장은 “동유럽 국가들이 EU에 편입되면서 이들 지역의 IT솔루션 공급가격이 낮아지는 대신 서비스 질은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특히 고객관계관리(CRM) 같은 소프트웨어의 판매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새로 편입하는 국가의 정치적 불안정은 ‘넘어야 할 산’으로 인식되고 있다.업계 한 전문가는 “신규 회원 가입이 이뤄진 후 첫 6개월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만일 이들 동유럽국가들이 정치 불안만 제대로 해소한다면 유럽 IT 시장에 호재로 작용, 유럽이 세계 IT시장에서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