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의 시장규모는 15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섰으며 모바일게임 업체수도 작년 기준만으로 300개가 넘었고 현재까지 400∼500여개 업체가 실질적으로 모바일게임 및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도 작년 대비 80% 이상의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63%의 고속 성장을 지속해 오는 2007년에는 1조원대의 시장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모바일게임 자체도 많은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온라인게임 등 여타 다른 플랫폼의 게임에 비해 짧은 역사와 열악한 개발환경에도 불구하고 초창기의 단순한 싱글 플레이 형태의 1세대형 캐주얼 게임 위주에서 최근에는 10개월 이상의 개발기간과 억대의 개발비를 투자한 초대형 블록버스터 네트워크 게임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앞으로 컬러 휴대폰 단말기의 성능 향상 및 보급률이 급증함에 따라 모바일 게임의 대형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 같은 현상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급변하는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발 앞선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발 빠른 몇몇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그중 집중적인 타깃으로 대두되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시장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내에서 국산 모바일게임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과 선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깊은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일부 국산 모바일게임 업체와 수출 대행사들이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급급한 나머지 최소한의 수익담보나 계약금도 없이 수백개의 게임을 헐값에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차후 서비스를 통해 수익이 발생했을 시에만 소액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일부 모바일게임 업체들 때문에 이처럼 중국내에서 불평등한 조건의 계약 선례를 남긴다면 그 불이익이 당장 본인들 스스로에게 돌아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수 많은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자승자박의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할 때는, 정당한 개발비와 매출액 대비 로열티를 반드시 받아 내야 한다. 그 수준은 게임당 최소 3만달러 정도의 선급금과 30% 이상의 로열티가 적정할 것이다.
이미 중국에 진출했던 온라인게임의 경우에 중국업체들의 불합리하고 상도의에 어긋난 행태들을 목격한 바가 있다. 지난해 모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가 중국의 파트너사로부터 정당한 계약을 통해 받기로 되어 있는 로열티 금액을 받지 못해 국제 소송까지 벌여가며 어렵게 밀린 로열티를 받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라는 시장은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분야에 걸쳐 그 규모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신 개척지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세계의 어느 기업들보다 까다롭고 그 속내를 쉽게 알 수 없는 것이 중국업체들의 특성이기에 그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한 시장이다.
특히 아직까지 초기 단계인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벌써부터 국내 업체들끼리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을 펼치기보다는 좀더 냉철한 자세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려는 현명함이 요구되는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종호 이오리스 사장 choi@eoli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