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한국인터넷진흥원(가칭)으로의 승격을 앞두고 있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원장 송관호·KRNIC)의 마지막 행보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메인 수수료 인하 등 그동안 현안 문제로 대두됐던 사안들이 진흥원 승격 속에 그대로 묻혀 버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주소 관리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관련업계 매출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주소를 관리하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법정 기구인 진흥원으로 승격된다는 것은 일단 큰 의미를 지닌다.
◇도메인 수수료 인하= KRNIC은 지난 2월 도메인 등록 수수료를 현 수준의 절반까지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바 있다. 진흥원 승격에 앞서 공인 도메인 등록 대행업체로부터 징수해온 수수료를 미국 베리사인의 ‘.com’ 도메인 등록 수수료 수준인 6달러 선까지 낮춘다는 것이다. 그동안 KRNIC은 후이즈,가비아 등 7개 공인 등록대행업체가 도메인 등록시 받는 수수료인 2만원의 70%에 달하는 1만4000원∼1만5000원을 수수료로 받아왔다.
KRNIC은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그동안 원가 산정 작업 등을 진행해 왔다. 송관호 원장은 “현재 수수료 문제에 대한 분석 작업이 진행중이며, 진흥원 승격 시기쯤에 수수료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단계 도메인 도입 여부=‘닷케이알(.kr)’ 형태의 2단계 영문 도메인 도입 논의도 마무리 지어야 할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KRNIC은 실효성에 대한 논란으로 2∼3년간 끌어왔던 2단계 영문 도메인 도입 문제를 진흥원 승격 전까지 결론내기로 했다.
KRNIC은 또 한글 도메인 사용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컴퓨터가 인식하는 한글 코드 규격도 정할 방침이다. 현재는 도메인사업자(레지스트리)가 ‘한글 닷컴’이라는 도메인을 등록할 때 한글에 대한 코드가 제각각으로 등록되고 있다.
아울러 일종의 IP 추적인 ‘IP주소 역질의’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만드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진흥원 승격으로 달라지는 것=현재 KRNIC은 이러한 현안 문제 해결 작업과 함께 진흥원으로 승격된 후 조직 구성, 비전 등을 설계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진흥원이 승격되더라도 인터넷 주소 관리 기구라는 설립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현재 도메인, IP주소 등에 치중돼 있던 업무가 통계·도메인 분쟁·주소 심의 등으로 확대될 뿐이다. 정부예산도 일괄 지원이 아닌 차세대 연구사업에만 집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RNIC이 ‘이름’만 바뀌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등록대행업체 관계자는 “KRNIC이 진흥원으로 승격되면 사업자들에게 더 힘이 실릴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큰 역할 변화가 없다면 사업자들에게 부담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