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것으로 여겨졌던 인터넷 방송 시장에 네티즌의 주목을 받는 방송이 생겼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인터넷 방송국 테레비(http://www.terebi.co.kr)가 바로 그 주인공.
이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네비어(대표 현석남)에 따르면 방송 시작 7개월 만에 일일 접속자수가 약 70만∼80만명에 이르고 있다. 테레비는 현재 하루에 20분씩 인터넷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 요일마다 다른 내용으로 편성·제작·송출되고 있다. 요일별로 주제를 잡아 시사만평·사랑이야기·성교육·영화음악·책소개·연예 정보 등 다양한 내용들을 방송하고 있다.
이처럼 테레비가 하루에 20분만 방송을 내보내는 이유는 기존의 인터넷 방송국이 공중파 방송과 동일한 서비스를 실시하려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판단에서다.
마케팅팀 최도술 차장은 “다중 업무를 위해 인터넷 사용자에게 기존의 공중파와 같은 장시간의 집중도나 충성도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네티즌을 끌어모으는 또다른 매력은 양방향 의사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느낀 점을 메일로 올리거나 점수로 평가도 할 수 있다. 프로그램 개편도 이용자들의 반응과 자체 평가에 의해 매분기마다 진행하고 있다. 또 기존 공중파에서는 다루기 힘든 성교육이나 사랑이야기 같은 주제들을 과감히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짧은 기간 급성장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앞으로는 다양한 사업제휴를 통해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온오프 프랜차이즈, CP(콘텐츠 공급자)와의 제휴, 검색 사업, 연예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영국이나 독일 등 인터넷 선진국, 그리고 대만·홍콩·일본 등 우리나라와 생활 여건이 유사한 나라들로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네비어가 인터넷 방송 시장을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터뷰>현석남 사장
“우리나라는 발빠른 네트워크 투자로 인터넷 인프라 강국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인터넷 방송도 독자적인 콘텐츠와 방송 기술을 개발, 미래의 인터넷 방송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
인터넷 방송의 부흥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현석남(30) 사장은 벤처기업인답게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현재의 방송제작시스템을 유지해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게 중요하다는 그는 그러나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가치를 두는 기업인인 만큼 보다 다양한 방송 기술을 개발해 이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 사장은 이를 위해 네 가지 사업 목표를 정했다. 전국민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방송, 새로운 인터넷 방송 양식 제공, 인터넷 방송 새 수익모델 개발, 미디어 간 통합을 통한 서비스구조 혁신 등이다.
현 사장은 “우리나라는 인터넷강국으로서의 자긍심에 비하면 인터넷 콘텐츠는 매우 취약하다”며 “테레비는 다양한 인터넷 방송 기술을 개발해 이 분야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