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태그 `표준화`가 급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자태그(RFID) 검색서비스 도입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잘한 일이다. 특히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이른 시일내 ‘전자태그 검색서비스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연내 시범서비스에 들어가 우리의 검색서비스 방향을 결정짓고 이를 토대로 국제표준화기구를 비롯, 전자태그 분야 비영리국제표준기구인 EPC글로벌 등과 표준화 문제를 협의해 확산·안정화하는 형태로 추진하기로 한 것은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자태그 검색서비스는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사물을 식별하는 전자태그와 관련된 물품 정보가 있는 서버의 IP 주소를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한마디로 도메인 네임을 IP 주소로 바꿔주는 기존 도메인 네임 서버의 기능을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 확대 적용하는 개념으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기초 인프라로 보면 된다. 이는 전자태그 시장이 형성되기 전에 필수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요소이고 그래야만 전자태그 기술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갖춰질 때 우리가 구상하는 유비쿼터스 세상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전자태그 검색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것은 물론 여러가지 뜻이 있을 수 있다. 우선적으로 조만간 다가올 유비쿼터스컴퓨팅기반 물류관리시대를 미리 대비하자는 포석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전자태그를 이용한 물류관리는 현재 해당 기업에게만 국한될 수밖에 없으나 이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모든 기업·산업 분야 물류망이 하나로 연결되어 그야말로 전자태그 정보의 체계적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져 전자태그의 활용분야를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자태그 보급 초기인 지금부터 우리가 준비하지 않을 경우 우리보다 기술이 한발 앞선 미국 등에 검색서비스 시장을 모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PC글로벌은 전자태그 식별코드인 ‘EPC코드’를 개발·보급에 나섰고 국제도인관리업체인 미국 베리사인도 이를 토대로 EPC네트워크 서버를 전세계 13곳에 설치, 검색서비스 시험 운용에 나섰다고 한다. 일본도 지난해 유비쿼터스ID센터를 설립해 식별자로 u코드를 제안하고 검색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들 국가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얘기다.

 우리도 정통부가 정부 주도의 시범 서비스를 통해 전자태그 시장을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과기부나 산자부 등도 나름대로 시범사업을 준비하는 등 정부와 기업들이 각각 산발적으로 전자태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시범 실시할 전자태그 검색서비스를 어떤 규격의 코드도 수용할 수 있는 다중코드 지원 시스템으로 구축하기로 한 것만 봐도 얼마나 다양하게 추진되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한국유통정보센터도 EPC글로벌로부터 EPC코드를 할당받아 곧 분배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전자태그는 응용범위가 넓고 주파수 배분 문제 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부처 내에서, 또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우리가 미래 유비쿼터스시대 선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전략적인 전자태그 식별자의 표준화가 절실하다. 검색서비스는 표준화된 전자태그 규격 위에서 구축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기업과 관련 연구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한·중·일 연합의 공동 표준화안 마련도 고려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