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경마게임기가 크게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와 마찰이 예고된다.
문화관광부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최근 경마게임의 배팅금액과 최고당첨액, 경품금액 등을 제한하는 사행성 규제안과 업소용 게임기 세부규정안을 각각 마련했다. 이같은 규제책은 스크린 경마게임의 사행성과 도박성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경제적 피해 손실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정부 규제는 업계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오는 12일로 예정된 업계공청회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인기있나=지난해 말부터 우후준순 생겨난 스크린 경마 게임장은 전국에 400여곳이나 된다. 청소년 게임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사업주들이 너나할 것없이 경마 게임장으로 몰려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매출 하락과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한국마사회까지 나서 정부측에 경마게임장을 단속해 줄 것을 정부측에 강력히 건의하기도 했다.
◇ 당국의 규제안, ‘형평성’에 근거 =문화부는 최근 경마게임기 1구간 배팅 금액 200원, 최대 배팅금액 2000원, 경품금액 2만원을 골자로 하는 경마게임기 규제안을 마련했다. 현재 경마게임기의 경우 보통 1구간 배팅금액이 2500원으로 설정돼 있어 한게임당 최고 37만5000원까지 배팅할 수 있게 돼 있다. 문화부 한 관계자는 “사행성 게임 중 경마, 경륜, 빙고게임에 대해서만 배팅 제한이 없는 것은 다른 사행성 게임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민원도 계속 제기되고 있어 이같은 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영등위 규제안은 게임의 최소시간당 배팅금액과 최고당첨액을 설정하고 있다. 예컨대 게임시간이 최소 60초 이상일 경우, 배팅금액은 25∼750원이며 최고당첨액은 1만5000원이다. 그러나 최고배당률은 게임시간에 관계없이 20배 이하로만 규정하고 있다.
◇업계,‘사행성 과장됐다’=관련업계는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는 일부 이용자와 업소가 악용하는 것을 전체 문제로 확대한 것이라며 정부나 영등위의 규제안은 업계를 고사시킬 수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게임장을 대표하는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김민석 회장은 “영등위 규제안은 사행성 게임의 본질을 외면한 내용”라면서 “이론상 배당금액이 높을 뿐이지 실제로는 문화상품권 1장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업계와 정부가 함께 사후 단속을 철저히 하고 업소를 계도해 나가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