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세르 피해 전세계로 확산

감염된 컴퓨터 수 600만~1800만대 추정

신종 웜 바이러스인 ‘사세르’가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사세르 웜의 피해 사례가 세계 각국에서 접수되고 있다고 AFP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만, 스페인, 핀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국가에서 피해가 확인되고 있으며 유럽위원회 정부 사무실 컴퓨터도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감염된 컴퓨터 수가 600만∼1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변종 웜까지 생겨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루이스 코롱스 미국 판다소프트웨어 대표는 “사세르는 불과 몇 초 사이에 네트워크를 통해 퍼져나가기 때문에 기업에 특히 치명적”이라며 “주말에 내린 사전 경보 대신 적색 경보를 발령한다”고 말했다.

 대만에선 전체 우체국의 3분의 1이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우정 당국은 4일 오전 10시부터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다운되었다가 재부팅된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우체국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스페인에선 법원의 컴퓨터가 피해를 입었으며 호주에선 기관사들과 교통 통제기 사이의 통신이 방해받으며 열차 교통이 혼란에 빠져 약 30만명의 승객이 플랫폼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핀란드에선 예방 조치를 위해 회사 업무를 중단하기도 했다. 핀란드 3위 은행인 삼포은행은 사세르의 확산을 막기 위해 130개 지점의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보안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한편 사세르 웜을 만든 사람이 넷스카이 바이러스를 만든 사람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와 함께 넷스카이 바이러스 최신 변종의 코드에서 제작자가 사세르 웜을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메시지가 발견되었다. 사세르 웜과 넷스카이 바이러스의 소스코드의 일부도 비슷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동일인이 제작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