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방송매체를 등에 업은 방송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시스템즈·SK C&C·태광시스템즈·KT의 SI/NI사업단 등 방송매체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은 4∼5개 방송SI 업체들이 최근 들어 본격적인 방송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향후 방송SI 시장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그동안 방송SI시장을 이끌어온 삼성SDS·쌍용정보통신 등이 갖지 못한 ‘안정적인 협력 매체’를 보유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가장 관심을 끄는 업체는 CJ그룹 계열인 CJ시스템즈. 이 회사는 이달초 CJ케이블넷의 디지털방송 구축 SI로서 장비 업체 최종 선정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구축에 나섰다.
CJ시스템즈의 성열홍 이사는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물량이 없으면 밖에만 바라봐야한다”며 “(반대로 CJ케이블넷과 같은 그룹인)CJ시스템즈는 안정적인 물량을 가지고 있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위성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와 SK그룹이란 이름으로 한 배를 타고 있는 SK C&C 역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위성DMB 방송국 구축을 완료하고 방송국·위성·단말기간 송수신 시험에 들어갔다.
이 회사 최창규 차장은 “티유미디어의 방송국을 구축하면서 많은 기술 노하우를 갖췄다”며 “앞으로 중국·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케이블방송이 추진 중인 디지털방송 구축 사업에 제안서를 내는 등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태광산업계열 MSO를 가진 태광그룹이 태광시스템즈라는 SI를 설립함에 따라 업계는 향후 방송시장 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또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유사 방송’ 등으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KT의 SI/NI사업단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 “이들 4개 업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해 이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키워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내부 협력 매체를 가진 SI업체 중심으로 향후 국내 방송SI 시장 구도가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