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다. 하지만 해법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쪽은 투자 활성화를, 또 한쪽은 분배 우선을 외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역차별이라며 불만을 제기한다.
해법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은 불균형한 발전에 뒤따르는 그늘이 그만큼 짙기 때문이다. 한국의 산업이 오늘날처럼 세계적으로 높은 위상을 차지한 적은 없다. 빛나는 업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가경쟁력은 오히려 악화일로다. IT산업과 기업들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반열인 데 반해 이를 뒷받침할 국가경쟁력은 바닥이라는 평가도 내려졌다.
이렇다 보니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좀처럼 국내 투자로 흘러들지 않는다. 너도나도 해외에 공장을 짓고 설비를 이전하고 있다. 국내 투자가 위축되다보니 일자리도 갈수록 줄고 있다. 청년실업은 이제 한국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투자확대를 유도하려하나 대기업규제가 걸리고 수도권 집중이 문제다. 외자도 마다 않고 최대한 끌어들이려 하지만 이도 쉽지 않다. 해외에선 한국의 노동시장에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개선을 촉구한다. 반면 노동계는 임시직이 사회불안의 요소라며 해결을 요구한다. 투자확대 이전에 소득이 재분배돼야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고 투자도 유도해낸다고 강조한다. 내국기업들은 투자유치를 위한 외자에 대한 혜택이 역차별을 야기시킨다며 볼멘소리다.
외부에서 보는 눈도 다르지 않다. 저명한 미래학자 조지 길더는 한국이 첨단 IT에 관한 한 세계 최고며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반면 데렉 리도 아이서플라이 사장은 한국이 첨단산업에만 치중돼 미래가 불안정하다고 진단한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한국의 오늘은 빛과 그늘이 극명히 교차되는 모습으로 비치는 모양이다. 마치 조급한 마음에 고무신을 내팽개치고 달리다 뒤늦게 서로 제 신짝을 찾느라 우왕좌왕 하는 형국이다.
지금이 빛과 그늘이 떠오르는 아침햇살일지 뉘엿뉘엿 지는 서산의 석양일지는 우리하기에 달렸다. 머리를 맞대고 바닥으로 떨어진 국가경쟁력을 하루빨리 IT산업, 기업들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유성호 디지털산업부장>